Wednesday, August 26, 2015

'단어'에 관한 단상



문득 업다이크의 빡빡한 이름이 나는 참 마음에 든다고 말하려 하다 보니 길어진 토막.

그렇게 생각하면, 예쁘기만 한 매가리 없는 내 이름은 틀림없이 내 성향에 영향을 어떤 방향으로든 미쳤을 것 같다. 주로 천재적인 물리학자나 수학자들은 솟수의 특이한 성질에 관심이 많고, 민간인들도 솟수까지는 아니라도 주로 홀수로 방번호, 날자, 비밀번호 등의 숫자에 운을 점치고 하는 사람들은 많이 만나봤는데  나는 숫자는 별로 의미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이름에는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장소나 사람이나.

가끔 지도에서 어떤 지명을 만나면 이런 이름을 가진 곳에서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거나(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산 곳 중에서는 Fairbanks 가 가장 마음에 든다. Lansing, Fargo는 참 매력없는 이름이다), 막상 내 이름에 이적지 영 적응을 못하고 평생을 비젖은 옷 말리는 동안 빌려 걸친 옷처럼 여기는 나로써는 내 이름을 누가 말할때마다 흠칫 놀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으니 더구나 자기가 지은 이름도 아닌데 불공평한 일이지만,  미운 사람은 이름도 싫어지기도, 이름때문에 사람이 다시 좋게 보이기도 나쁘게 보이기도 한다.
한국이름 같은 경우는 하나하나의 글자는 문제 없는데 조합이 촌스러워지는 이름도 있고, 틀림없이 촌스러운 이름인데 어쩐지 그런 이름으로는 뭔가 훌륭한 사람이 될 것만 같은 이름들이 있다. 조심스럽긴 한데, 굳이 예를 들자면 황현산 선생과 조양은의 이름의 차이같은?

몇번 언급한 적이 있지만 한국어는 의미를 중심으로 생각을 하게 되지만 영어는 '소리'가 참 중요한 언어다. 그래서 나도 짬밥이 있다보니 의미가 아니라 소리 중심으로 어떤 단어를 좋아하고 싫어하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해당 단어도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정도도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테지만 책을 읽다보면 가끔 등장인물이 좋아하는 단어들이 거론 되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을 해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어떤 단어들은 소리가 목덜미의 솜털부터 등줄기을 타고 내려가, 고양이 가릉거리는 소리가 목구멍에서 나도록 절로 눈이 감기기도 하고,(나의 경우는 rainy morning,, dapple, shadow. daleth -ד 로 쓰이는 역시 소리가 중요한 카발라단어로 door에 해당하는 단어인데 이 단어를 발음하면 어떤 문이 소리 없이 열리고 그 안에 갇힌 공기가 훅 풍겨나오는 느낌이 든다. 비슷하게 생긴 러시아 알파벳으로는  g 발음이 나는데 여러나라 알파벳을 보면 바벨탑 이야기가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etc)어떤 단어들은 이유없이 어깨근육이 똘똘 뭉치도록 싫다(whorl, flung, rictus, grimace etc).

마이클 온다체의 '잉글리쉬 페이션트'(강추)에 영화에서는 비노쉬가 연기한 해나라는 캐릭터가 curl이라는 단어에 대해 곰곰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다.(영화에는 자리가 없어서 그런지 들어가지 않았다).
“I love the word ‘curl,’ such a slow word.  You can’t rush it” (103). 
curl 이란 단어가 참 좋다. 참으로 천천히 발음되는 단어다. 이 단어는 빨리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마치 몸이 둥글게 말리는 동작같은 단어이기도 하고,
절로 혀가 감기듯 뭔가를 끌어 안는 것 같은 단어이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나는 소리는 무겁게 끌고 내려가거나 하지 않고, 봄에 난 새이파리처럼 얌전하게 팔랑거리며 이마에 떨어져 내린다.

한번씩들 발음해 보시도록.

유승준과 월드컵 사이


제법 쿨하게 키워졌다고 나는 생각한다.
엄마,아버지, 그만하면 트이고 재미있는 분들이었고,  내가 뭐 한다는데 특별히 '반대를 위한 반대'같은 것은 하지 않으셨다. 물론 딱히 전폭적인 지지도 하지 않으셨지만 - -;; 아마도 그부분이 더 쿨한 부분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맏이인 언니와 외아드님인 막내 동생 사이에서 여동생과 함께 대충 관심의 스팟 라이트를 살살 벗어나면서 자라느라고 달리 특별한 무게 같은 것은 느끼면서 자라지 않았으니까.

공부보다도 부모님이 더 강조하셨던 것은 예의 바르고, 성실하고, 정직한, 착한 어린이로 자라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알아서 했을텐데 안 한 건 순전히 백프로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 하하)
대략 머리 굵어지고 시집 가서 같이 늙어가는 처지 되기 전까지는(!) 꼬박꼬박 존대 하는 것은 물론이었고, 드날 때 용건과 돌아오는 시간 알리고, 아버지 들고 나실때 있는대로 다 나가 줄서서 인사하고, 어른들보다 먼저 수저 안드는 것 등이 강조되었고, 공부보다는 말대꾸 하거나 버릇없는 것이 더 걱정 들을 거리였던 것 같다.
내가 아이를 키워보니 나만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도 내 아이를 사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고 그렇게 하는데는 예의 바른 것 만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어떤 정해진 법칙을 지킨다기보다는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말이다. 얼핏 예절이라는 것도 따로 없고 자유스러워보이는 미국도 다 예절이 있고, rude 하면 누구나, 어디가나, 언제서나 좋을 것 하나 없다.
무례한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한국에서 가서 얼마간 머무르다보면 이틀에 한번 꼴은 어딘가 찜찜하고 기분이 상해서 집에 돌아오는 일이 많다. 생각해보니 누군가가, 흔히 전혀 모르는 사람이 지나가는 말처럼 불쾌한 소리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는데도 오래 걸렸다. 한국 사람들은 고개 숙이고, 빈말하고, 인사치례하는 것만 예의인 줄 아는데 외려, '해서는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은 혀를 깨물어서라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백날 나혼자 한국/도시 생활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아보아야 나간 주제에 말 많고, 속좁고, 사회생활 부적격자 취급을 받기나 하는 분위기니 이쯤만 이야기 하고 말지만, 한가지만 집고 넘어가자면 흔히 미국사람들이 어려운 자리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거나, 껌을 씹거나 하는 것들을 한국사람들은 자연스러운 행동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따로 예의를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대개 불안하거나 어쩔 줄을 몰라서 하는 불안한 행동으로 생각하면 맞는 경우가 더 많다.  

아무튼(삼천포로 안 가게 정신을 바짝 차리고 돌아와서)
우리 집에서 저지르면 무슨일이 일어날지(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라 아무도 의식적으로 실제로 저지른 적이 없어 결과를 모르는!)  모르는 불법행위가 있었으니 그것은 (두둥!)
문쾅닿고 나가/들어가기였다.
가출씩이나도 아니고, 그저 엄마의 위치에 따라 '에잇' 하면서 문을 쾅 닿고 나가거나 내 방으로 들어가는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다시는 반대방향으로는 움직일수는 없는 것으로 되어있었다. 그렇게 내 방에 들어가면 다시는 못 나오고, 그렇게 방에서 나가면 다시는 못 들어오는 정말 끔찍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실질적으로 보아 방을 못 나가면 화장실을 못간다거나, 어려서는 경제적인 능력이 없으니 먹고 살길이 없다거나 상상만 해도 정말 끔찍한 형벌이었다!
그래서 이따금 정말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방문이 바람때문에 쾅 닿히면 실컷 심술을 부리고 있다가도 기어나와서, 이건 내가 아니에요 하고 해명을 하고 다시 말대꾸를 시작한다거나, 실제로 문득 성질이 나서 문을 닿았더라도 도로 들어가, 내가 아니라 바람이... 하고 거짓말을 하면 엄마가 알면서도 참고 넘어가 주시던 생각이난다. 이런 순간이 기억나면 아이에게도 너그럽게 굴어지곤 한다. 어떻든 누구나 이 부모라는 것이 처음으로 하는 장사다보니 나라고 항상 옳을 수도 없어 실수도 더러 할 수 있는 걸 알고 있으니까 좋은 기억을 따라가는 수밖에 없다.

...

짐에 갈 때는 운동기구 한자리에서 아이팻/아이팻미니로 영화나 비디오나 읽을꺼리를 읽으며 지루한 것을 달랜다고 하지만, 밖에서 워킹을 할때는 스맛폰은 커녕 셀폰도 없는 나는 희귀한 엠피쓰리를 아마존에서 구해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구닥다리 엠피쓰리 플레이어는 창이 작아 노래 제목도 잘 모르기도 일쑤고, 여기저기서 얻고, 주운 노래들에, 씨디에서 립한  책들과 엔피알 프로그램들까지 마구 잡동사니를 담아 놓았기 때문에 참으로 내 머리통 같이 복잡한 상태라 하루 30분 브리스크 워킹으로는 4기가의 바다에 빠진 노래들은 각각 딱 잊을만하면 들리게 로테이션이 된다.
그 중, 몇년전 으니가 벅스뮤직으로 사놓은 음악중에 확실한 제목은 모르지만 김연아가 피쳐링한 '필승코리아'하고 누가 부른지도 모르는 '빅토리'란 노래가 있다(검색을 해볼 수도 있는데 귀찮기도 하고 중요하지 않아서 그냥 두자. 다른 노래들은 라이센스기간이 다 끝나서 어느날 플레이가 안 되기도 잘하는데 이 노래들은 조금 나중에 사준 것인지 아직까지 플레이가 되더라.)

요는, 이 노래들만 나오면 나는 이유 모를 감정으로 가슴이 뻐근하게 아프다는 것이다.

그전에도 썼지만, 우리 나올때만 해도 대개 공부가 끝나면 다들 한국으로 돌아가 금의환향하여 마알히 나아다니며 비록 저젯아해들의 과홈을 받는 것을 추구하는 분위기였기때문에 여기서 교수자리를 생각해 본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어떻든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데 하지만 이민으로 나온것은 아니라서 사업을 하는 이민들과는 또 다른 입장이다. 또, 돌아가려고 하면 돌아갈 길이 아직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새 적응이 되서 내가 이렇게 사는 것이 좋아서 그냥 지야가 대학 졸업하고 나면 이제는 그전보다 자주 가기나 하자며 이렇게 살고 있는 중이다. 순전히 내 결정으로 좋아서 나와 살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가끔, 나는 언제부터가 돌아갈수 없는 '망명자'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그것은 외려 한국에 자주 가지 않을 때보다 자주 가고, 인터넷들으로 고국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면서 더 심해진 것 같다. 점점 커지는 괴리감, 벌어지는 벼랑을 내려다 보는 느낌.

나는 언제 문을 쾅 닿고 나온 것일까
하는 생각.

학생 때 쑤 결혼식에도 못 갔을 때였을까,
엄마, 아버지 크고 작은 일로 입원하실 때도 내가 괜히 애만 탈까봐 나중에 다 끝나고야 알리곤 하실 때였을까,
큰삼촌, 시고모님, 시할머님, 어머니 모두 임종은 커녕 병문안도 제대로 못했을 때였을까,
아기로 한번 안아보거나 플라스틱 딸랑이 선물도 하나 못한 채 조카들이 다 자라버린 후에나 만나보고,
아버지는 나에게 이멜하시면 '과천아버지가' 라고 하시고,
조카들에게 나는 미국이모, 미국고모이고,
쑤에게도 나는 미국누님이고
이렇다는 것을 느낄 때 부터였을까?
이제 나에게 명절이라면 땡스기빙이나 메모리얼데이지, 다들 명절의 좋은 요소는 다 빠지고 오블리게이션만 남은 한국 명절 불평에, 입시걱정들 할 때 나는 아아 그런게 있었지 하는 정도로 점점 한국의 명절이나 시스템에 둔감해짐을 넘어서 알람을 셋업해 놓아야 부모님께 인사라도 드릴 정도로 거의 잊고 살기 시작할때부터였을까?

그런데, 저 노래들을 들으면 아마도 2002년이 대략 그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온 국민이 열광했더라도 어떤 이유에서든 얼마든지 시큰둥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내가 살고 있었으면 아마도 삐딱선 기적소리 나는 내가 그중의 하나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떻든,
그래도 어떤 전국민이 알 만한 사건이 진행되고 있을 때, 그때 내가 거기 없었구나. 함께 하지 않았구나.
월드컵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만큼 내가 놓친것이 있구나.
그 때 그 자리에 있지 않았으면 알 수가 없는 것들이 틀림없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
2001년 9/11이 발생했을때 미국에 없었던 사람들은 모르는 것이 있을 것인 정도.
작지만 절대 무시할 수는 없는정도.
밤에 산에서 내려오고, 차비가 얼마인지를 모르고 이상하게 새 옷이나 새 신을 신고 있으면 간첩임을 의심해야 한다고 어려서 교육받은 우리인데, 한국 갈때마다 간첩의 상황과 실제로 내가 많이 다르지 않으니, 간첩이 별것인가 거기 속하지 않으면서 속한 척 하면 간첩이지.

Though you could take the city/farm  person out of  the city/farm you can't take the city out of the city/farm person. 이라고 한다.
한번 도시사람으로 태어나면 어디를 살든 평생 도시 사람으로 살고, 농부로 태어나면 도시에 살아도 농부의 자세를 버릴 수 없다는 말이다.
도시사람들이 전원을 그리워 하는 만큼이나, 귀농을 하든 우리처럼 광활한데 나와살든(미국은 한타스정도의 소위 대도시를 제외하면 도시도 웬만하면 한산하고 광활하다) 조용한 곳에 사는 사람들은 또 도시를 그리워 하게 마련이다. 손바닥만한 잔디밭만 보면 손수건을 깔고라도 엉덩이를 내려놓으려는 도시/서울 사람들은 일껏 고개만 들면 사방이 관광지 같이 아름다운 곳에 살면서 넓은 초원이나 웅대한 자연경관이 아니라 이따금 젖은 아스팔트에 지나가는 차소리, 번들거리는 인도같은 사진을 보고 감흥에 젖는 이 마음을 이해를 못할 것이다.
사람이 떠나면 남기고 간 곳도 변해가지만, 떠난 사람도 한번 떠나면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떠난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일 수가 없는 것 같다.

...

얼마전 유승준이 무슨 이유에서든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며 돌아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뉴스를 들었다.
나는 군대를 평생직업으로 고려해보았다가 신고식이 싫어서 관둔 사람으로써(실화) 뭐든 대충 좋은게 좋은 것에는 반감이 큰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든 누가 군대를  가고 안 가고에는 민감하지 않지만(그런데 주로 정식으로 군대도 안 간 사람이 더 유승준을 용서 못하는 것 같다) 윗사람이 결정하고 밑에서 싸우는 전쟁도 싫고, 직업 군인제도인 나라에서 오래 살아 그런지 현재 한국 군대 실정도 잘 몰라 한국 징집제에 대해서는 사실 뭐라 의견을 말하기 애매하다.
돈이 떨어졌든, 팬이 그립든, 만리장성 짜장면고국이 그립든, 나와는 달리 한국타운에 가면 심지어 허니버터칩까지 정말 없는게 없는 곳에 살면서 나이들어 유승준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었던 이유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현재까지는 나는 꼭 조국이든 어디든 특정장소에 뼈가루를 묻어야 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이 살고 있기 때문에. 따라서 나는 유승준이 군대를 가네 안가네, 국민인지 국방부인지가 용서를 하네 안하네 자체는 관심이 없다.

그저
어쩌다 문을 쾅 닿고 나온 나,
나도 무릎을 꿇고 싶은 날이 올까
그런데 무릎을 꿇어야 하나
게다가 나는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돌아가는가
이렇게 멀리와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가도 될까
돌아가면 어디로 돌아가는가
돌아간다는 것은 나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나는 돌아가는 중인가 떠나는 중인가


이런 생각을 해보게 되더란 말이다.
그래서 뜬금없는 월드컵 응원가를 들으면 흐득 젖은 숨을 고르게 된다 말이다.


Tuesday, June 16, 2015

시 하나 소개 / 편지-허연

적어놓은  
반드시 벌로 돌아온다 

밤새 편지를 
감히 다시 있는 자는 많지 않다 
세상에 모든 편지에는 죄가 많아 
인간은 밤새 적은 편지에 초라해진다 

편지를 받은 모두는 십자가에 매달린다

적어놓은 것이니 
세상에 남는  
적은 자들은 외롭고 
벌을 받는다 적어놓은 기록한  

편지는 오늘도 십자가에 내걸린다

적은 자의 하루는 슬프고 
내걸린 편지는 세상의 어느 
호리병 속으로 들어가 
영원히 남겨진다 
편지를  
그리움 같은 것을 적은  

(허연, 편지)

아무래도 상징성이 강한 십자가라는 메타포는 조금 걸리작거리지만 그래도 늘 내가 뭔가를 쓸 때면 드는, 딱히 설명할 수 없는 죄책감, 외로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마음에 드는 시다.
편지를 쓰고 싶지만 쓰지 못하는 마음... 써도 되는지... 모르겠는 이 마음.

즐거운 영어 말장난 (2)

오랫만에 그동안 여기저기서 주운 영어 말장난 풀이나 다시 해볼까.

말장난 (1)에서 말했지만, 말장난은 Pun이고 fun은 재미있다는 말이라서 흔히 It's very punny라고 말장난을 한다. 그런식으로 만든 신조합어들도 일종의 말 장난으로, 여친이나 와잎도 못말리는 남자들끼리의 깊은 우애를 brother + romance 라고 해서 bromance,  남자가 묶은 머리를 man + bun = mun 이라고 부르는 등이다. 한국 개그밴들 신조어나 유행어처럼 아는 사람만 알기도, 반짝하다 사라지기도 하지만 그러다 오래 남아 신조어가 되는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아래처럼 말장난 삽화를 조합어로 Punography라고 하기도 한다.(사전에는 물론 없는 말이지만 머글처럼 언젠가 웹스터에 올려 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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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군가를 nut이라고 하는 것은 제 정신이 아니다는 말이다. 흔히 쓰이는 동의어로는 crazy, insane, out of one's mind, mad 등이 있겠다.
그림에서는 진짜 nut 을 가리켜 못(nail, 나사못은 bolt)이 말하고 있다. 하나는 아몬드(견과류로써의 nut)이고, 하나는 나사를 nut이라고 하는데서 나온다.

2. I tried to catch some fog. I mist.(= I missed)
안개를 잡으려고 (tried to catch)  했는데 놓쳤다 (I missed )와 I mist의 발음이 비슷한데서 나온 것.

3. How does Moses make his tea?
Hebrew it.( = He brew it)
모세가 차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우렸지.
일단 주인공이 하필이면 왜 모세냐하면(영어 발음은 모지스) 농담에 히브류(헤브류)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모세는 유태인이고 헤브류어를 쓴다.
차를 '우린다'는 말은 brew이다.

4. This girl said she recognized me from the vegetarian club, but I'd never met herbivore.(= I'd never met her before)
그 여자애가 나를 채식주의자 클럽에서 봤다고 하는데 나는 걔를 한번도 본적이 없어.
베지테리안은 채식주의자이고 herbivore 헐버보어는 채식동물이므로 엄밀히 말해 같은 것은 아니다. 베지터리안은 자신의 선택에 의해 그렇게 '행동'하는 것 뿐이지만 허버보어는 풀만을 먹어야지 동물성을 먹으면 안되는 동물들이다.
헐 비포어(영어발음으로는 한국식의 똑부러지는 '비'라기 보다는 '브'와  '버'의 중간정도의 발음임)라는 말을 빨리하면 헐버보어로 들린다는데서 나온 말장난이다.

5. I stayed up all night to see where the sun went. And it dawned on me.
해가 어디갔는지 보려고 밤새 깨어 있었다. 그랬더니 깨달았다.
일단, stay up 은 깨어 있다는 말이다. 가령 stay up late는 '늦게까지 깨어있다' 이다.
dawn은 물론 새벽이라는 명사다. 그러나 dawn을 동사로 써서 it dawns on someone 은 (머릿속에 답이)떠오르다. 깨닫는다는 말이다. 새벽노을처럼 떠오르는 것을 상상하면 된다.
실제로 새벽이 되었다고 말을 하려면 Morning dawned 라고 하는 것이 맞다.

6.When chemists die, they barium.(= they bury them)
화학자가 죽으면 묻는다.
바륨은 원소기호 56번의 원소로 화학기호는 Ba인 연금속이다. 엑스레이를 찍을때 흔히 바륨을 마신다고 하지만 바륨자체만 순수액은 독극물이고 그 때 사용하는 것은 황산화 바륨이다.
Bury는 물론 묻는다는 말이고, bury them을 빨리 발음하면 바륨의 영어 발음인 베리엄처럼 들린다. 흔히 them 뎀을 다른 말과 붙여 구어체로 하면 '엄'(음과 엄의 중간)으로 잘 들린다. get them을 읽으면 '겟 뗌' 이 아니고 '게름/럼' 으로 들리는 것 같은 것이다.

여담이지만, 여기서 이 농담을 위한 '바륨' 때문에 굳이 '화학자'가 선택되었고, 더구나 발음 때문에 화학자 한명(him)이 아니고 여러명(them)이 죽었음을 원통하게 생각하며 삼가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6.A soldier who survived mustard gas and pepper spray is now a seasoned veteran.
최루탄을 이겨낸 병사는 용전의 베테랑이 되었다.
mustard gas/pepper spray 는 흔히 한국에서 최루탄/호신용 스프레이라고 하는 것이다. 최루탄도 대개 캡사이신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pepper spray과 같은 원료를 사용하는 물건이지 싶다. 나는 당췌 머스터드 개스라고 하면 샛노랑 가루를 뿌리는 장면이 생각이 나서 옷버릴것 같다는 생각이 나곤 한다. 실제로 스탈이 매우 중요한 한국에서는 최루탄보다 옷버리는 가루나, 머리 떡지는 개스같은 것을 뿌리면 더 제압이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도 해보지만,  물론 처음부터 왜, 누구를 ' 제압' 을 하는가 라는 이슈를 다루려면 완전히 다른 맥락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어떻든,
Survive 는 사람을 주어로 독립적으로 살아남다 생존하다는 자동사의 뜻을 넘어서 누가 '뭔가'를 견디고 살아남다는 뜻으로도 이렇게 사용된다.
그리고, 부고란에 보면 누가 죽어서 가족이 '살아 남아 남겨지기' 때문에 someone(사망자) is survived by someone(가족) 이라고 한다. 즉, 내가 늙어가는 이야기에서 언급하겠지만 매번 누군가가 죽으면 우리는 그 사람보다는 '살아 남는 것'이 된다.
seasoned는 '역경을 이겨낸' 라는 뜻이다. 군인 베테랑이나, 주로 고생과 더불어 교과서를 넘은 노우하우가 축적되는 직업, 트럭운전사, 엔지니어, 심지어, 법조인이나 선생에까지 붙여 볼 수 있다. 물론 농담에서는 겨자와 고추를 양념(season)으로 해석 이중의 뜻으로 사용한 것이다.

7. I know a guy who's addicted to brake fluid. He says he can stop anytime.
나는 브레이크액에 중독된 사람을 알고 있다.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 하더라.
브레이크를 밟으면 stop.
담배나 약이나 마약, 술 등을 끊는다고 할 때도 끊는다고 cut이 아니라 stop 이라는 말을 쓴다.
반면 이럴 때 cut을 쓰게 되면 완전히 끊는게 아니라 조금 줄이는 경우에 사용하지만 머리(카락)나 수염을 자를 때는 아시다시피 cut이 맞다. 그밖에 자른다는 말은 밑에 11번 '수염농담' 참조 바람.

마치 끊는다는 말이 stop 인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당신,
흔히 한국어를 해석해서 영어를 하려고 하면 어려운 이유가 이거다. 영어로 '생각'을 해야지 한국어로 '생각'을 하면 나도 가끔 당연히 아는 단어가 생각이 안날 정도다. 오랫만에 한국 사는 친구와 통화를 하거나(똑같이 한국 살아도 가족들과는 그냥 영어를 섞어써도 되니 부담이 없어 이런 문제가 없다) 오랫만에 한국에 가면 처음 며칠 말이 좀 어눌한 것이 어순도 그렇고 단어도 그렇고 '생각'을 한국어로 하는 습관으로 바꾸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곧 적응은 된다. 나는 한국인이니까. 가령 '상'정책이다 하면 이미 한국어로 책상의 이미지가 있으니 우리는 책상을 떠올린다. 하지만 같은 뜻의 영어 단어는 종이 on paper이다.
i.e. It looked good on paper! (종이에 쓰여진 것은) 괜찮은 아이디어 같았는데..
이런 말도 '개념'은 같기 때문에 듣고 나면 마치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addicted (중독되다)는 뜻의 말로 많이 쓰이는 말로는 hooked가 있다. 고리가 걸린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영어는 의미 중심의 한국단어와 달리 이렇게 비주얼이나 소리가 관련된 단어/표현이 많이 있다. 
이때 중독을 천천히 끊어나가지 않고 갑자기 끊어 금단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을 go cold turkey 라고 한다. 가령 He went cold turkey. 라고 한다.(이론적으로는 좋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으로는 천천히 끊는 것이란 없다. 당신의 그 담배, 무자르듯이 팍!  아니면 끊는다 소리를 하지 말든가-10년전 경험담이니 들어라)
참고로 중독이나 카드 빚 등 뭔가 쉽게 제거되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을 a monkey on one's back. 이라고도 한다. 등에 원숭이가 한마리 붙어있다고 생각하면 과연 끔찍하다. 그런 문제를 과감히 없애는 것을 get the monkey off one's back 이라고 한다. i.e. My debt is real monkey on my back. / I need to get this monkey off my back. 
그런데 칠면조와 원숭이는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겠다. 

8. PMS joke aren't funny. Period.
생리전 증후군을 사용한 농담은 재미없어. 끝!
생리전 증후군을 Premenstrual symptom PMS로 줄여 말하고, menstruation을 period 라고 한다(동사는 menstruate = having period). 몇번이나 강조했지만 미국인들은 어려운 big word 를 쓰는 것을 싫어한다. 숙어도 그래서 나온 것인데 이들에게는 쉬운것이 근원을 잘 모르거나 자주 쓰는 사람들과 함께 살지 않아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는 외려 더 어려운 것이 되니 아이러닉하다. 
그리고, 뭔가 문장을 말하고 더 이상 더이하의 코멘트가 필요치 않다. 그게 절대적인 진실이다, 내가 할말은 다다. 끝! 이렇게 말하고 싶을때 period(마침표) 라고 말한다. 
이중의 뜻을 이용한 농담.

참고로 무엇무엇을 이용한, 그것이 주제인 농담을 ~ joke 이라고 간단하게 말한다. 흔히 사람들이 우스개꺼리 삼기 좋아하는 독특한 특성이 있는 존재들인 lawyer joke, Jewish joke, god joke, 등이 있고 knock-knock joke 등이 있겠다. 한국말로 하자면 사오정 '시리즈', 참새'시리즈 ' 라고 하겠다

잠시 급진지 : PMS 농담이 재미있는지 없는지는 개인취향이니 나는 모르겠고~ 단, PMS 가 여성의 지적능력을 무시하는 수단으로 자주 사용된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틀림없이 증세가 심각한 사람도 있지만 엄밀한 통계를 보면 실제로 이것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고 나왔다고 한다. 즉 기분이 나쁘거나 화가난 이유는 실제로 존재하는데 여자들의 변덕그런 '그때'로 치부하는 경향이 남녀 쌍방에 있다는 말이다. 남자들도 자기가 이해못하겠다고 이건가 하고 여자를 도매금으로 넘기는 습관 없애고, 여자들도 이런 것으로 자신의 실제 문제를 감추거나 자기를 기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그에 관한 아주 좋은 테드 톡 링크 하나 건다. 
https://www.ted.com/talks/robyn_stein_deluca_the_good_news_about_pms

PMS는 몰라도 period의 이중 뜻을 이용한 period joke는 더러 있다. 
뽀나스: 팀 로빈스의 '카우보이걸들도 우울할때가 있다'는 아주 재미있는 소설에 나오는 문장하나 소개.
* This sentence is pregnant   It's missing it's period.
이 문장은 임신했다. 마침표가 없다(=생리를 안한다=임신이다)-물론 생리를 안한다고 다 임신은 아니다. 폐경기일 수도 질병이 원인일 수도 있다. (이제이, 왜 말장난하다 말고 급진지야, 또)
그리워 한다는 뜻으로 주로 쓰이는 동사 miss는, 2 번의 놓쳤다는 뜻 외에도, 무엇무엇이 '없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요리나 그림, 심지어 사건 현장 등에서 뭔가 아쉬워, 뭔가 이상해, 뭔가 빠졌는데? 를 something is missing 이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니 문득, 어려서 본 블론디 만화 한글판에서, 
블론디가 닭고기 샐러드 간을 봐달라고 하자 대그우드가 샐러드 자체를 다 먹어치우고는, 블론디가 "뭐가 빠졌죠?" what's missing(in chicken salad)? 하자 "빠진 것은 닭고기 샐러드야" what is missing is the chicken salad.("치킨샐러드가 없어"의 이중 뜻을 이해를 했어야 했던거지 그러니까) 라고 대답하는 것이 이해도 안가고, 하나도 재미가 없고 치킨 샐러드만 먹고싶던 기억이 난다. Now you know~

9.Why were the Indians here first? they had reservation.
인디안이 (미국에) 어떻게 먼저 있었던 거지? 예약을 했거든.(=수용소가 있어서) 
(내가 만든 농담이 아니고 보니 그냥 원문을 베껴서 그렇지 참고로 미국에서는 Indian이라는 말은 더 이상 안 쓰고 Native American 이 적절한 용어politically correct term 이다. 흑인은  Black이 아니고 Africa American 이고 승무원은 stewardess 가 아니고 flight attendant 가 맞다.)
19세기 초에 이 미국 원주민들은 레저베이션이라는 곳으로 다  반강제 이동이 되었다. 물론, 동시에 이 레버베이션은 예약이라는 뜻도 된다. 
*참고로, 이들을 이동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만행/악행들이 저질러졌고 수용된 사람들의 생활수준은 지금까지도 열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뒤늦게 49번째 주가 된 알라스카에 있는 원주민인 이누잇, 이누피앗 등의 에스키모들과 칠쿳 등의 인디안 등 수십개의 부족들에게는 그들의 땅의 권리를 다 인정해주어 관리를 잘 한사람들은 땅부자들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세계 에스키모대회'(한국인들 추운 것 싫다면서도 막연하게 동경하는 우리동네보다 더 추운 노르웨이 스웨덴에도 에스키모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라)도 열고, 즈이들을 위한 으리으리한 병원이나 교육기관이나 센터도 짓고, 오지에서도 경비행기로 물자조달을 해서 부족의 전통적으로 익숙한 형태의 생활유지가 가능하다. 물론, 술먹어 땅을 탕진하고 홈레스가 된 사람들도 많다고 하고, 공부도 안 좋아하고 가정폭력건수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디나 무슨 이유든 그런 사람은 나오게 마련이고 많은 부족들은 또 서로 매우 싫어하므로 싸잡아 에스키모라고 하면 맞는다. 혹 알라스카에 혼자 놀러오면 조심들 하시도록. 

10. Energizer Bunny arrested : charged with battery.
직역 불가.
에너자이저 배터리 광고 마스캇이 에너자이저 버니 인것은 한국인들이 아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그렇다. 조크의 포인트는 charged 라는 말의 이중 뜻에서 나온다. 기소된다, 혹은 벌금을 물리다는 뜻과 충전되다는 뜻이 있다. 뭘로 기소되다 할때, 무엇으로 충전되다 할때 모두 with를 쓴다. 즉 전기로 충전을 하다 하면 charged with electricity 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충전은 전기를 쓰기 때문에 전기 충전의 경우는 사실 그냥 charged 라고 한다. fully charged 라고 하면 배터리가 완전히 100프로 충전되었다는 말이다. 
arrest는 물론여기서는 '구속되다'는 뜻이다.(어레스트에도 다른 뜻이 많이 있지만 이렇게 새끼를 치다보면 끝니 안날 것 같아서 일단 이걸로 넘어가자) 여기서 '어레스트'가 나와서 벌금으로 해석이 되지만 charge 는 그냥 요금이 매겨진다, 얼마 내라고 한다 뜻도 되고, 크레딧 카드 긁을 때도 $100 will be charged on your credit card(크레딧카드로 100불이 그어진다), $100 charge on your statement(명세서에 100불로 찍혀 나온 것). 등으로 쓴다. charge account는 으로 로 카드와 연계해 빼가도록 만들어 놓은 구좌를 말한다. 이런 경우의 charge를 미국 사는 한인들까리는 흔히 그냥 '차아지'라고들 하는데 한국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11. I didn't like my beard at first, Then it grew on me.
턱수염이 처음엔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 그런데 익숙해 지드군.(=자라더군?)
something grow on somebody 는 익숙해진다는 뜻이다. 그런데 수염은 자라는 것이다 보니 grow 라는 말장난을 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턱수염은 beard고(어려서 읽고 가뜩이나 무서운것 많은 내가 며칠을 잠못이룬 공포 이야기, '푸른 수염'의 수염이 이것이다), 콧수염은 mustache, 엘비스 프레슬리의 귀밑 수염은 sideburns(양쪽에 불에 덴 듯 해서 만들어 놔서 그런가 보다), 턱수염과 연결한 듯 좀 덥수룩한 귀밑수염은 muttonchops(그 부위의 양고기 모양과 비슷)라고 한다. 염소수염처럼 밑에만 가늘게 길게 기른것을 goatee라고 하고, 입술 밑에 조그만 엄지손톱만한 수염을 남겨놓고 다 면도 한 것을(개인적으로 아주 싫어함) soul patch 라고 하고, handlebars 은 콧수염중에서 자전거 손잡이처럼(이름참조) 양쪽으로 휜 것을 말한다. 찰리채플린 수염은 모양으로 toothbrush mastache 라고도 하고 그 사람에 대한 개인 감정에 따라 찰리채플린 수염, 히틀러 수염이라고 말하면 된다. 가위, 안경, 바지와 구멍 뿐이지만 두다리가 들어가는 속옷도 그렇듯이 양쪽으로 두개인 수염은 다 복수임을 주목할 것. 
이름은 모르지만 mustache가 눈에 띄는 그 수염쟁이 있지? 이렇게 말하려면 mustachioed guy라고 형용사로 만들어 쓸수 있다.(스펠링 주의)

위에서 말했듯이 수염이나 머리(카락)을 자를때는 cut을 쓰는데 조금 다듬을 때는 trim을 쓰고, 아주 짧게 바짝 자를 때는 closely cut 한다고 하고, 그러면 이른바 군바리인 머리가 되기 때문에 그런 스타일을 crew cut 이라고 부른다. 물론 더 나아아가 밀어버리면 수염도, 머리도 shave 한다고 한다. 한국에는 그런 사람이 흔하지 않지만 서양인들은 털이 많기 때문에 저녁때쯤 되면 파르라니 자라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파르라니를  five o'clock shadow 라고 한다. 5시 쯤 생기는 그림자라니 상당히 재미있는 말이다. 
머리스타일 단어를 시작하면 또 한 포스트가 갈라져 나오기 때문에 여기서 이제 그만~

12. When you get a bladder infection, urine trouble. (<=> you are in trouble)
bladder 은 방광,  infection은 감염, 일반적으로 염증이 생겼다고 할때 쓰는 말, urine은 소변.
you are in trouble 을 빨리 말하면 urine유린과 발음이 비슷해진다. 
you are in trouble 은 (너) 그거 문제다고 해석하면 되지만  got into trouble ,하면 문제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혼난다'는 뜻이 되서 "I got into trouble with my mom." 엄마에게 혼났어. 라고 말한다. 
참고로 미국 영어에서 소변의 보통 쓰는 말은 Pee 이고, 어린이들의 쉬야에 해당하는 말은 peepee(변은 poopoo, poop등인데 이것도 가지치면 하루종일 걸리니 이쯤에서 그만) 있으며, urinate에 해당하는 동사는 당연히 go to the bathroom 을 쓰면된다. 그밖에 take a leak, 그냥 go, 즉, I have to go 라고 해도 된다. 절대로 일반적으로 젊잖게 말한다고 I need to urinate 라고는 하지 않는다. 
미시간 직접 만든 생맥주가 맛있던 라이브 피아노 바에 화장실 가는길 표시를 '2P'로 해놓은 곳이 있었다. 위의 설명 듣고도 해석이 안되는 분은 개인 메일 주세요. 자상하게 야단쳐 드립니다. 

13.How do you make holy water? Boil the hell out of it.
성수는 어찌 만드나요? 있는데로 끓여 버리면 되지.

무엇을 할 때 동사에 hell out of it 라고 하면 있는데로, 기냥 막, 확, 이런 뜻이 된다. 
꼭 종교적인 지옥이 아니라 what the hell 과 같는동네의 hell인데, 종교를 존중하고 싶은 사람들은 hell 대신에 어느경우나 heck 을 대신 쓴다. Jesus Christ 대신 jiminy cricket(피노키오에 나오는 메뚜기 이름 지미니 크리켓인데 앞의 말과 두음일치를 한다), jees, 를 쓰고, holy Christ 대신 holy cow를,  f**king 대신, effing( f..ing의 발음, freaking 을 쓰는 식인데 결국 그말이 그말인줄 다 알면서 역시 말장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무슨 말인지 알면서 '그 엑스' 라고 말하면 욕이 살짝 아닌 것 같은 식인것 같다. 
주로 beat the hell out of it. 라고 해서 '있는대로 뚜들겨 맞'을 때 많이 쓰고, get the hell out there '앞뒤 안보고 정신없이 도망나가다'는 식을 제일 많이 쓰는데, 뭐든 그런 어감을 쓰고 싶으면 농담의 예처럼 쓰면 된다.  

14. Class trip to the coca-cola factory. I hope there's no pop quiz.
콜라 공장 견학을 간다. 쪽지시험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class trip은 견학인데 주로 field trip을 더 많이 쓴다. pop quiz는 쪽지 시험이다. 갑자기 뻥 하는 것을 pop 이라고 해서 그런것 같다. 깜짝시험이란 말이다. 그런데 pop은 탄산 음료를 말하니 말장난이 된다. 
물론 주마다 조금씩 발음도 다르고 주로 쓰는 단어가 경우에 따라 다를 수가 있는데(머리 묵는 고무줄을 미시간에서는 통틀어 '크런치'라 하고, 파고에 가니 '포니테일'이라고 하고, 여기오니 elastics-글자 그대로 고무줄-를 그냥 쓰더라)미국에서는 pop보다는(딸 때 나는 소리겠지?) soda, 혹은 soda pop을 많이 쓴다. 주로 다른 음료에 탄산을 섞을때는 fizz라는 말을 쓰는데 fizz는 알콜성으로 샴페인 같은것에도 많이 쓴다. 우아하게 글자 그대로 탄산 음료라는 carbonated drink를 써도 되는데...음...그냥 soda라고 하자. 
주문할 때는 코카콜라가 먹고 싶으면 코크 달라고 하고, 펩시가 먹고 싶으면 펩시를 달라고 하면된지만 미국은 페스트푸드점에서는 십중(팔)구 그냥 소다를 주문하거나 소다가 들어있는 세트메뉴를 주문하면 컵을 주고 밖에서 무한 리필로 뽑아먹도록 하기 때문에 그집에 무엇이 있는지는 디스펜서에 가보면 안다. 하지만 몰에 있는 음료수는 뽑아주는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고개를 뽑아 그집에 코크가 있는지 펩시가 있는지 보도록 한다. 왜냐하면, 대충하지 코크 달라고 하면 대충 아무거나 주지않고 꼭 펩시 오케이? 하고 물어오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 팔일오 콜라는 없지만 코크도 펩시도 아닌 제너릭 콜라가 있다보니 물론 이유는 알겠지만 그래도 귀찮다. 한국인들은 대체로 코크를 더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전 세계적으로는 펩시의 판매량이 더 많고 세일도 코크가 더 자주 한다. 내가 아는 사람은 처음에 와서 긴장하고 코크 달라고 했는데 알아듣는 척 하더니 직원이 커피를 주더라는 슬픈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참고로 코크는 코케인을 가리키는 속어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코크는 일반적으로 코카콜라이다. 또 다른 참고로는,  popular 파생어로 pop culture이라고 하면 '대중 상대 인기있는 것'을 말한다. 

15. I am reading a book about anti-gravity. I can't put it down.

16. I wondered why the baseball was getting bigger and it hit me.
왜 야구공이 점점 커지나 했더니 나를 치더라.
왜 야구공이 점점 커지나 했으나 곧 알겠더라. 
it hit me 는 한 대 맞듯이 갑자기 무엇을 깨달을 때 쓰는 말이다. 
i.e. It hit me that it was not ME that you love but YOURSELF!
니가 사랑한 것은 내가 아니라 니 자신이었던거야!!!   

17. Broken pencils are pointless.
부러진 연필은 끝이 없다. 부러진 연필은 소용이 없다. 
북한어로는 구슬붓이라고 하는 볼펜이 ball point pen인 것은 다 아실터, 그냥 ball point라고도 한다. 즉 이런 저런 펜이나 바늘 등의 끝은 point이고, tip이라고도 한다. 
요점도 point 다. 그런데 pointless는 요점이 없다기 보다는..  meaningless, 의미없다. 소용없다, 갈 길을 잃은 상태를 말한다. 
I was making it for him but since we broke up keep on knitting is pointless. 
걔를 주려고 이걸 뜨고 있었는데 헤어졌으니 계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 뭐 때문에 하는지 모르겠네(관두어야겠어)

18. They told me I had a type A blood. but it was a type O.
내가 에이형이라더니 오형이었어. (= 미스스펠링이었어)
혈액형은 type이라고 한다. 간염의 A형 B 형 할때도 Type A Type B 를 쓴다. 
스펠링이 틀린 것을 typo라고 한다.  발음은 타이포다.
끝.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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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리셨죠? 일손이 모자라서요=팔이 짧아서요shorthanded 는 본래는 일손이 모자라다는 뜻이다. 그런데 또 타이라노사우르스는 팔이 몸통
이나 다리에 비해 짧은 것으로 유명해서 티라노사우르스 조크도 많이 돌아다닌다.


20.  = br e ak up
break up 은 헤어진다는 말이다. 이 말을 네자로 말하면, 실러블(발음 단위)로 갈라 br e ak up.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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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타투 사진인데,
왼쪽 keep your chin up 은 본래는 직역으로 '턱을 쳐 들어라' 즉, 고개를 반짝들고 당당하게, 자신있게 힘내고 해라, 뭐 이런 뜻이다. 그런데 그림에 보듯이 기요틴에 턱을 대..면..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가 되겠지.
오른쪽의 Hang in there. 역시 조금만 더 버텨라. 힘내라 이런 뜻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그림에는 교수대의 noose 이 보인다. 즉 매달리는데 저기 매달리면..음.. 바람직 하지 않은 상황이 된다. 웃고말면 되지만 굳이 급진지해져서 철학적 풀이를 해보자면, 둘다 흔히 그냥 별 뜻 없이 화이팅! 이런 식으로 쓰이는 빈말쪽이므로 그냥 하는 말은 사람이 정말 힘들 때는 듣는 쪽에서는 얼마나 덧없는가를 생각해보게 해준다고나 할까.

22. Why did the skeleton go to the party alone?
..he had no body to go with him
해골이 왜 파티에 혼자 갔을까요? 같이 갈사람이 없어서입니다.
라고 하려면 no body 가 nobody로 붙어야 한다. 농담에서는 '몸이 없어서(해골이니까) 입니다.' 된다. 이런 농담은 사실 옛날에 소년중앙이나 어깨동무에 주로 나오던, 
해질녁에 머리를 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은 무엇일까요? 연기입니다 
같은, 썰렁하지만 그럭저럭 전수되는 '수수께끼' 쪽이라는 생각이 든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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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 자판에는 shift 버튼이 있다. 윗줄의 활자를 찍는 버튼이다(몰랐지? 하 하 ) 
여담으로 나는 아버지 회사에서 버리는 타자기로 독학 석사과정이 아니라 독학 독수리타법으로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왼쪽 쉬프트밖에 안 쓰는 불구 타자다.  익숙해지면 속도는 그럭저럭 나오는데 문제는 보면서 찍는데 익숙하다보니 자판을 보지 않고는 타자를 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한글 자판을 한국에서 가져와서 쓰고 있었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컴을 쓰거나 하면 한글을 못찍고 영어로만 쓰고, 새 노트북을 사서도 한글을 붙여야 하나 고민을 했었는데 어느날 궁하면 통한다고 도서관에서 막내동생 쑤에게 이멜을 쓰다가 문득 내가 안보고도 한글 타자가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도 되는데 그냥 습관적으로 보면서 찍었던 것이다. 지금도 노안으로 어차피 잘 보이지도 않는데 자판에 어차피 한글이 없으므로 안 보아도 되는데 습관적으로 자판을 한번씩 보면서 찍는다는 불편한 진실. 
이 쉬프트 버튼의 본 용도는 윗줄 활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개인적으로 쉬프트 + 얼트+ 딜릿 버튼은 재부팅 다음으로 컴 사용의 천혜의 버튼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화셜,
이 쉬프트라는 말은 또한 피고용인의 일 지속 시간대를 말하는 말이다. 9-12 shift, mornig shift, night shift,  이런 식으로 쓴다. i.e. I prefer mornig shift. 나는 아침 쉬프트가 좋아.
일단, 일반 직장은 8시간으로 법으로 정해져 있고 그것을 넘으면 초과수당을 지급함은 물론 장려하지 않는다. 실제로 특정 집중이 필요한 직업이나 밤 늦게, 혹은 밤새 일하는 직업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쉬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일의 능률도 떨어지고, 간단하게는 불친절하고, 중간으로는 실수를 하며, 최악의 경우 위험하게 되므로 이 쉬프트의 원칙을 지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직업별로도 비행기 사고가 나면 미디아며 단체들이 조종사들의 쉬프트원칙을 강화해야한다고 목청을 돋구고, 의료사고가 나면 의시들의 쉬프트원칙을 강화해야한다고 떠들기는 미국도 매한가지인데, 의료인의 경우는 이에 단점이 또 있어서, 무조건 일정 시간 후 퇴근을 해야한다고 하면 의사가 환자당 붙는게 아니라 시간에 붙게 되어 환자들은 뺑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돌려지고, 정보는 흩어지고, 의사는 환자가 회복되는데 애착도 없는 등의 단점이 또 있게 마련이다.
완벽한 제도가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마는 현실은 다르다. 늘 어떤 문제든 발생하면 아무것도 안하고 진상 구명도 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딱 누구의 탓이라고 무엇이 문제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렇게 특정 누구 '탓'을 하는 것을 pointing the finger at 이라고 해서 한국어로 드러난 잘못에 대해 비난을 받아 손가락질을 한다는 것과 다르다.)
하지만, 잘잘못을 찾고 무조건 제도만 뜯어고친다고 장땡이되는 게 아니라 의식이 변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기억하자. 한국 직장인들이 과다한 업무를 늦도록 지속하거나, 가령 편의점의 직원들이 한번에 너무 장시간 근무하게 하는 것도 본인에게도, 비즈니스에도 좋을 것이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일단 칼자루를 쥔사람이 있고, 그걸 하나하나 누가 감시를 할 수가 없는 것과 같다.  

다시 화셜,
따라서 농담은 저 일을 의미하는 쉬프트 버튼 옆에 파티 버튼도 있어 누를수 있으면 좋으리란 누군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다. 개인적으로는 저절로 빙그레 웃음이 지어지는 간단하지만 상당히 귀여운 농담이라고 생각한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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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d you hear about chameleon that couldn't changes color?
He had a reptile dysfunction.
색 못 바꾸는 카멜리온 얘기 들어봤어?
파충류 문제라더라.

일단, 용어상, (급진지 얼굴: 나는 적나라 하게 절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정도인 것을 가지고 어색/뻘쭘하다거나 나는 이해를 하지 못했거나 안 우스운데 남들이 웃는다는 이유만으로 대충 웃고 넘기는 것에 대한 알러지가 있다) 
erectile dysfunction은 발기부전이란 말이다. 여기 말장난은 비슷한 라임 발음을 이용한 것으로 erectile과 reptile 을 바꾸어 쓰고 있다. 
카멜리온은 물론 파충류다.(그림의 파충류는 포샵을 하고 물광을 냈는지 상당히 귀여워 보이나 나는 개인적으로 양서류나 파충류보다는 뱀이 좋을 정도로 이 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별들에게 물어봐)

여담으로, (그러나 본담으로)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카멜리온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환경의 딱히 '색'에 영향을 받는다기보다는 기온이나 다른 여러가지에 영향을 받아 색이 변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진의 파충류는 카밀리온도 아니다. 저 녀석, 남의 흉을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럼 쟤는 누구냐고? 궁금해? 궁금하거나 의문이 생기면 오백원 무조건 전문가라는 사람 말 듣지 말고,  게으름 피우지 말고 검색을 생활화합시다. 
인간은 나이가 들 수록 메타볼리즘이 떨어지므로 같은 칼로리를 섭취하였을 때 매년 일파운드씩 몸무게가 증가한다고 한다.-계속 운동도 안 하고 맛집과 술집사이를 들낙거리면 평균 수명 예측상 미니멈 지금으로부터 30년후에나 죽을까 말까한 당신은 지금보다 적어도 30파운드가 더 나가서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조금 큰 관을 주문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죽느라 바쁜 당신이 직접 주문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말이 삼십파운드지-사실은 말도 크다- 지금 몸에 15키로가 더 붙는다는 말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우리 으니를 이 늙은 몸에다 더 붙인다는 말인데..오오 끔찍하다.
늙으면 자연스레 지금보다 덜 먹지 않겠느냐고? 마치 늙으면 새벽잠이 없어지지 않느냐며 할매가 도시락 싸면 된다는 말 같은 이기적인 발상이다. 늙으면 새벽잠 없어지는 것은 맞지만 그 시간을 내가 나를 위해서 쓰지 않고 남을 위해서 써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늙어 몸도 내 맘을 안 듣는데 이미 따로 달리 낙도 없는 내가 늙는다고 입맛이 더 없어진다고 누가 그러드나? 입맛은 섹스, 배설처럼 매우 말초적인 기능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그러므로 운동하기 싫으면 검색이라도 해서 브레인 파워를 남용하라. 운동은 익숙해지면 뜻밖에 기계적이 되므로 체온 유지나 소화 등의 기본 생명 유지 현상에 쓰이는 만큼도  소모가 안된다. 즉, 머리라도 쓰면 여러가지로 좋다는 말이다.-
라고 하면서 이렇게 길게 사진속의 파충류의 정체를 밝히기 싫은 나 스스로의 귀차니즘-procrastination-을 변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하지 마실 것.

25. (출처  Jun 2are really good real estate agents called unreal estate agents.
한글로 해석 불가능.
부동산은 real estate다. real estate agent 는 부동산 중개업자이고, realtor이라고도 한다. real estate의 반댓말은 estate 로 동산이다. 말장난에서는 real 좋은 중개업자는 unreal 이라고 장난을 치고 있는데 아마도 그들이 변호사만큼은 아니라도 무슨 수를 쓰든 무주건 팔아 커미션을 챙기려고 양쪽 다에게 손해가 되는 거짓말도 일삼는 다는 것을 꼬집는 말로 생각된다. 내가 아는 부동산업을 하는 할마씨 하나는 연말 파티 등에서 만나면 상당히 나이스하지만 일이 관련되면 어떨지 모르긴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말이다. (목구멍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바로 끝낸 책에서 그러길, 어떤 이유로 음식물을 못/안먹거나 영양소가 잘 흡수가 안되어 빈혈이 '아주' 심해지면 실제로 식도안에 일종의 거미줄같은 망이 자라나서 음식을 삼킬수 없게 되어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한다고 한다. 실제로 산 입에 거미줄을 치는 수가 있는 거였다!!!!)

26. 3. why is history always repeating itself i wish it would just shut up
history is always repeating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꾸 똑같은 말을 하고 하고 또 하는 것을 someone is repeating oneself 라고 한다.
그래서 이 트위터는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을 후자의 의미로 사용해서, 역사가 자꾸 똑같은 소리 자꾸 하려면 그냥 입닥치지 그래! 라고 말하고 있다.


다음은 특정 전공의 용어 등을 사용해서 geek 들이 하는 일종의 아카데믹 조크 카테고리이다. 

1. 어느 수학전공자들이 온라인에서 놀고 있는 것이 잡힌 모양. 
Don't be mean
Be median or mode
damn math fandom bloggers
shut up we have a good range of jokes
re blogging just cos
this should be a sin
guys you'r going off tangent
i can't f(x) without this post
this post is in my domain
be mean 은 못되게 굴다는 뜻도 되고 동시에 mean은 평균이란 뜻이다.
누가 '못되게 굴지 마' 라고 하자
다음 사람이 수학용어를 사용해서 
'그래그래, (평균말고), 중점 (미디안) 최빈값(모드)가 되어야지' 라고 말장난을 한다. 
그러자 누가 '수학과 애들이란 좌우지간' 하고 비웃자
다음 사람이 '시끄러워 다양한 농담(good range)이 있구만' 하고 받아치는데 range는 동시에 '영역'이라는 수학용어이다.
이유는 없어. 그냥~ 이런 뜻으로 just (be)'cause. 라는 말을 쓰는데 다음 사람은 '나 이거 퍼간다. 이유는 없어' 하고 말하는 듯 하면서 'cause 대신 발음이 비슷한 코사인을 나타내는 cos를 썼고, 
다음 사람은 사인을 나타내는 sin을 죄악이라는 뜻으로 사용해서 '이거 죄악이야 죄악'하고 말하고 있으며
다음사람은 going off tangent 라는 숙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엉뚱한데로, 예측 불가능한 곳으로 튄다는 뜻이다. 물론 수학용어의 탄젠트라는 말을 사용했다.
f(x)는 함수기호이다. fix 고친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마지막의 domain은 '이 글은 내 분야인데' 이라는 일반 뜻으로 사용했지만 숨은 말은 수학 용어인 domain'정의역'이다. 


2.  for your crimes against geometry i sentence you to a rectangular prism sentence. ur going away for oblong time pal.
일단 정상적(?)인 문장으로 바꾼다면 아쉬운데로,
For your crimes against geometry i sentence you to a rectangular prison sentence. You are going away for a long time, pal.
이 될 것이다.
기하학에 대한 범죄에 대해 사각형 감옥 구금 형을 내린다. 오래 썩을꺼야, 친구.
그런데 발음을 이용해서 감옥에 해당하는 prison 대신 prism을 쓰고, long대신 oblong(직사각형)을 쓰고 있다.

3. you deserve a high-five: ⁵
하이 파이브는 손을 뻗어 위로 상대방과 손뼉을 치는 행동이다. 로우 파이브는 숲속의 매미에서 낮은 손뼉에 해당한다. 즉, 놀때는 하이 파이브! 로우 파이브! 이렇게 할 수 있다. 왜 five냐 하면 손가락이 5개니까. 어디선가 외계인들은 하이 세븐을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농담 문장의 5는 5승을 나타낸다. 오승은 영어로 to the power of 5 라고 읽는디. 왜냐고 묻지 마라. 그거까진 모른다. 한국 사람들이 사자성어 유래를 '다' 아는 것 아니듯이 미국인들에게도왜 냐고 물어봐야 별로 아는 것이 없다. 그냥 몸에 배고, 엄마가 늘 하던 말 인 것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엄마가 많이 쓰시던 '잊어먹고 쓴다' 는 말은 별로 알아 듣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었다. 뭔가 많이 넉넉히 가져다 놓고 신경 안쓰고 쓴다는 말로 자주 쓰셨는데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 우리 엄마는 외할머니한테 배우셨을텐데..

아무튼 5가 이 전자시대에 부호를 이용하여 글자 '위'에 달렸으므로 말장난에서는 'high' 5라고 했다. 출처는 내가 좋아하는 youtube 채널의 vsauce 이다.

4.geometree
기하를 geometry 한다. 수학이다보니 도형이 연관된다.
tree는 나무. 스펠링은 달라도 try 와 tree발음은 같다. 그래서 나온 네모난 geome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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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과학자들이 뭔가 별이든, 생명체든, 원소든, 현상이든 새로운 발견을 하면, 흔히는 본인 이름을 달든가, 본인 애/개/애인 이름을 달든가, 현학적인 사람은 라틴어를 사용한 의미심장한 이름을 달든가, 그도 저도 아니면 그냥 기능성인 이름을 단다. 
그런데 전공별로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화다. 
새로운 물질에 대해 생물학자는 처음 경우처럼 주로 기능성 이름을 달고, 화학자는 원소기호가 연결된 이름을 달고  있는데 가장 geek끼가 있는 것으로 유명한 물리학자는 아무거나 생각나는 이름을 붙인다는 말이다. 블랙 홀이나 God particle 갓 파티클 같은 것이 그것이다.(higgs boson 힉스 보존의 다른 이름으로 원래는 이론상으로만 존재하다가 최근에 가속기를 사용해 발견에 성공했다고 엄청나게 떠들썩했던 바 있는 이 '갓 파티클'은 무슨 심오한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도 찾기 어려워서 누군가가 god d*** particle이라고 부른것을 예쁘게 바꾼 것이라는데 무슨 선과 악의 거대한 에너지가 대립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그것을 이용해 움베르토 에코 아류 댄 브라운에 의해 다빈치코드라는 책까지 씌여졌으니 참으로 재미있는 세상이다.  

6. opinion - 3.14 = onion
3.14 =pi


이제 농담이 아니라 그저 흥미로운 것들 소개로 마무리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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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sauce : I like to say "no pun intended" even when I haven't said a pun. Because, you know, I didn't intend to say one, either.
흔히 no pun intended '말장난 하려는 건 아니지만'이라고 말하면서 말장난을 하게 된다. 그래서 나와 정신세계가 비슷한 유튭 채널 vsauce의 마이클이 한 말이다.
말장난을 하고 있지 않을 때 "나는 말장난은 아니지만" 이라고 말하곤 한다. 왜냐하면 말장난을 하려고 하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2. T.W.I.T.T.E.R - Typing What I'm Thinking To Everyone Reading.
트위터 7행시 : 내가 생각하는 것을 남들이 다 읽도록 타이핑하는 것
3. The human body has 7 trillion nerves and some people manage to get on every single fucking one of them.
get on someone's nerves 는 글자 그대로 신경을 건드린다는 말이다. 따라서, 
인간의 몸에는 7,000,000,000,000,000,000개의 신경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어쩌면 그 하나하나를 건드리냐 는 말이다. 

이 기분 완전 이해가는 사람 있는 사람 오늘 맛있는 거 드시고 안녕히 주무시라. 
여기서 나도 끝이다. 



늙어간다는 것에 관하여(4)-살아남은 자의 책임이란

꽃중년?

3년 전 아이가 대학으로 떠나고 나서부터, 이것이 아이가 집을 사실상 이미 떠난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긴 했다. 아이가 외동딸이다보니 물론 처음에는 그것이 조금은 서운하기도 했지만 보통의 한국'엄마'들처럼 아들이 서른이 넘도록 데이트 하고 돌아온 녀석 밥까지 차려야 하는 수고는 덜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누리면서 살기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지야가 여름방학동안에도 학교에 남아 인턴을 게 되어 지야가 집에 없는  여름은 또 이번이 처음이다(결과적으로는 거의 일년내내 집에 없는게 된다).

처음에는, 적어도 대학원 가기전까지는 집에와서 방학을 지냈으면 해서 여기 대학 교수와도 인턴 자리를 마련해 놓긴 했었지만, 결국 졸업할 때 추천장을 써줘야 할 교수의 말을 듣기로 결정을 하고보니 나에게는 또 나름의 장점이 있기는 했다. 말만한 가시나아이가 이제 곧 법적으로 술먹을 나이가 다 되었어도 애는 애라 끌고 다니는 것도 신경 쓰이지만, 나가 놀기 좋은 여름이면 그래도 방학이라고 오랫만에 집에 와 있는 아이를 밥도 안 챙겨주고 혼자 나가 놀기 마음 편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었으니 말이다(혼자서 3년을 잘해 먹고 산 아이가 엄마가 필요없는 것은 상관없이, 그만큼 점점 독립해나가는 아이에게 엄마가 실상 해 줄 수 있는 일은 밥해주는 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아서 그렇다. 아이가 어리면 어려서, 다 크면 다 커서 뭐 해주기 귀찮고 힘들다는 당신, 어차피 언젠가는 떠나 얼굴 보기도 힘든다. 해 줄 수 있을 때 다 해주자.)

작년 겨울부터는 짐에도 다니고는 있지만 그래도 실제로 걷는 것과 운동기구는 움직이는 근육도 확실히 다르고, 그래서 이 참에 운동도 할겸, 남들은 관광으로 오는 우리 동네나 확실히 알아두자 하고 봄이 오는대로 집 사방 40-50분 거리(3-5마일거리)는 사방팔방 씩씩하게 걸어다니기 시작했었다. 나는 책 읽을 시간 빼앗기는 짓은 잘 안하지만 도서관도 가면 되고, 이렇게 시간이 정신없이 날아가는데 몸이 아직 움직일 때 쓰자 뭐 이런 생각이다. 언제 몸이 말을 안들어 근근히 느즈막히 몸뻬나 꿰고 어정거리고 나가 브런치나 사먹고 들어와 돗보기쓰고 하루종일 뒹굴거리게 될지 누가 아는가.

그렇게 다니노라니 비로소 곧곧에 고운 들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나씩 따 모은 들꽃들을 색 곱게 마르라고 티슈 페이퍼에 끼워 눌러놓은 걸 친구에게 보여주니 아직도(??) 소녀감성이란다. 지팡이만 짚으면 딱인 은퇴 분위기인 내가 소녀때도 없던 소녀 감성(whatever that is) 으로 회춘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없으니 그제서야 꽃이 보이는 거라고 나는 답한다.

얼마전 어디서, 양희은 선생이 라디오에 나와서, 디제이가,
"그런데 우리는 젊어서는 왜 꽃 고운걸 몰랐을까요."
이러니까 양희은 선생이 답하길,
"지들이 꽃이니까요" (말투가 안들어도 오디오)
했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읽고 수긍이 가는 말이라 담아두었던 기억이 나는데(어디다 이미 썼는지도 모른다. <-- 노화현상의 증거), 이데올로기 없는 뜬금 커피잔 외에 친구들 프샷으로 주로 만만하게 등장하는 것이 꽃이기도 하고, '어머니' 들이 꽃밭만 보면 기어이 기어들어가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이유가 그런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아이들 본인들도 지들이 꽃이라고 사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부모라는 사람들도 아이들을 꽃처럼 여기며 사나보다는 생각.
그래서 우리는 나이가 들어 아이들이 품을 떠나가기 시작하고, 우리는 시들기 시작하고 나서야 지척의 꽃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이라는 느낌이었다.(그래도 나는 이미지가 안 맞아서 꽃사진을 프샷으로 쓸 생각은 별로 없다)

어쩌다보니 또래 중에서는 아이도 조금 빨랐고, 지야는 미국에 온 바람에 킨더를 일찍 들어가 동학년 중에서도 조금 빠르기도 하고, 미국에 사니 아이가 대학갔다고 집을 떠나 있는 것도 드문 경우기 때문에 아직 우리 또래들 중에서는 나처럼 자유스러운 사람이 드무니 아직들 이 느낌이 뭔지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아이가 다 성인이 된 사람들은 알 것이다.
꽃을 보면 그 한 때의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는 시기, 삶이 스쳐지나가는 것을 한번씩 피부로 느끼는 시기.

사실 '청춘 예찬'도 있으니 만큼, 예찬을 하든 불평을 하든 언제든, 누구든 자신의 나이에 대해서 거론 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데도, 처음 이야기를 시작하면서도 말했지만,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다들 이야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얼굴만 마주 대하면 여기 아프네, 저기 아프네 징징거리면서 늙어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도 않다.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아프다는 것도 한 두번 해야 토닥토닥이지 자꾸 얘기하면 아무도 좋아할 리가 없다. 게다가 내가 '짠함'에 대한 고찰에서 말했듯이, 허구헌날 불쌍한 척해서 일순 얻는 본인의 쾌감과, 그것을 듣고 립서비스를 함으로써 밑천 안들고 선심쓰는  사람들의 자아 만족감이 만나는 흔히 건강하지 못한 공생관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누구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곁에 두고 싶어하게 마련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별로 즐겁지도 않은 늙어간다는 것에 일부러 적나라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 이유라면, 세대차이에 관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늙는 다는 것은 아무리 덕이 높고 경험이 많아도 부모역할처럼 생전 해본 일이 아니다보니(!) 두려워하거나 피하기가 쉽지만. 터놓고 이야기해보면 결국은 누구나 다 비슷비슷한 고민과 두려움이 있다는 것을 나누고 직시함으로써 서로 배우는 것도 있고 조금은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함이다.


존재의 비비크림

4월은 세월호 사건도 있었던 달이고, 5월은 오래전 한 친구가 젊은 나이에 의문의 이유로 세상을 떠나버린 달이기도, 재작년 그녀가 역시 의문의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달이기도 했다.
반드시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나 아직도 너는 철이 안들었느냐고 구박을 하며 늘 그랬듯이 티격태격 할 것이라고 믿었던 친구놈이 젊어서 그런 길을 택한 직접적인 이유는 영영 풀리지 않을 숙제기도 하지만, 재작년 일은 내가 한참 몸이 갑자기 안 좋고 있을 때 벌어진 일이라 삶과 죽음에 대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다.

그 때 생각들은 어쩐지 컴으로 고쳐가면서 쓰기가 싫어서 노란 종이를 가져다 놓고 한장한장 쌓아가면서 투병(!) 중 틈만나면 이 악필 손글씨로 꾹꾹 눌러 써대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다 다 옮기기도 번거롭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대략, 어떤 사람은 남을 죽이면서도 악착같이 살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스스로 계란 껍질 버리듯 그렇게 버리고 떠나버리는 것이 목숨이라는 생각, 나의 병과 동시에 일어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마치 내가 병만 나으면 그녀도 감쪽같이 어느날 전화 끝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궤변적인 상상들을 포함해서, 흔한 상투적인 문구인 '살아남은 자들의 죄책감'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주어진 생을 조금 더 살기로, 살아보기로 결정을 한 사람으로써의 책임감'같은 생각들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녀의 죽음을 용서하는 법은 그녀를 이해하는 법밖에 없었고 그것은 결국 그녀가 살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세상을 인정하는 법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죽은 사람을 원망하는 것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기적인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로는 냉정한 대차대조표를 통해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한 시점이 생길 수도 있다는 한 걸음.(정신과 친구에게도 확인 받았듯이 우울증 약 복용의 부작용을 의심하고는 있지만 어떻든 순간적인 결정은 그녀가 한 것이니까)

자살을 조장하거나 방관할 생각은 앞으로도 행여 없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흔히 '나는 천국에 가서 다 보상 받을 것'이라며 '일시적으로' 참아 받는다는 태도를 취할때는, 자신들을 괴롭히는 자들은 다 지옥에 가서 꼬소하게 영원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그야말로 그닥 천국을 보장받을 가치 없어보이는 자만하며 이기적인 가정을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단죄'란 것에 대해 항상 조심스런 태도를 취하고 있는 나로써는, 어떤 이유로든 그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불쌍한 사람을 단죄는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녀를 이해하기로 한 것이 내가 그녀를 알고 지낸 20년의 세월 중에서 가장 큰 사랑이었다고 감히 단언한다.

말장난(2)에서 말했지만 누군가가 죽으면 가족들은 survive 한 것이 된다. He is survived by his mother. 이라고 하면 엄마를 남겨 놓고 죽었다는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굳이 '어제 죽은 사람이 간절히 원한 오늘'이라는 상투구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누군가 죽을 때마다 '살아 남는' 셈이 된다. 또한, 여자 모델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이 딸 이자벨라 로셀리니에게 "살아남는 길은 오직 한가지, 늙어가는 법 뿐이니 피하려고 하지마라"고 했다는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살아남은 자의 책임감이라고 해서 특별히 하나뿐인 지구를 잘 물려주고 이런 사명감도 아니고(한국에서는 21세기 디지탈 e 아파트 아니라 펜트하우스라도 오물이 흐르고 악취가 나는 재활용 쓰레기통이 하나씩 있는데 뭘 어떻게 더), 특별히 그들이 하려고 했던 일들을 이루자는 것도 아니고(내가 왜 넘의 일을), 뭐가 거룩한 일을 이루어 자손만대에 이름을 빛내자는 것도 아니고(이제와서 내가 어떻게),
먼저 간 사람들이 다 살지 못하고 간 시간을 내가 목숨이 붙어있어 살아가고 있는만큼,
남은 시간, 나, 더 살기로 결정하면 늙는 법 밖에 없으니, 과연 어떻게 늙어 갈 것인가.

사람이 나이를 먹었다고 더 현명해진다는 보장도 없으니, 나이든다고 더 현명해지지도 않는데 낫살 먹었다고 점점 나를 봐줄 여지도 없다는 것이 두려워져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다.
'나이들면 기적이 일어나는데, 그것은 미운 사람들이 저절로 하나씩 죽어나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는 트윗이 있었다.
최근에 나온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오래가는 감정의 순위를 보면 슬픔이 1위지만 두번째가 증오라고 하니 사람의 감정이란 참으로 징한것이지 싶다.
결국 우리는 남이나 미워하면서 살다, 병들어 "죽는건가~"
(https://t.co/4nIRjS5Hrv 감정들의 지속 시간에 대한 아티클)
그저 떡국 먹고 먹었을 뿐인 나이를 가지고 불혹이니 지천명이니 이순이니 하는 애매하고 미화시킨 덕스런 존재의 비비크림을 발라 뭔가 '있어' 보이는 척 하고 있을 일이 아니라, 늙는 다는, 그 '어쩔 수 없음'의, 힘없고, 덧없는 실체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It's not if but when, not why but how 
죽음이 '만약'이 아니라 '언제'가 되고, '왜'가 아니라 '어떻게'가 되기 시작하는시점 

어떻든, 내가 아직 '늙어'죽을 나이는 아니더라도,  이만큼 사니 순전 확률분포적으로도 내가 직접적으로 아는 또래 중에서 자살이든, 병이든 사고로든 사망한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가고, 또 아무래도 나이가 들다보니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는 이런저런 병들에 걸리는 사람들도 생기기 시작한다.

나도 세상이 돈짝만하던 시절이 있었다. 전염병이든 운석비가 내리든 지구가 멸망하면 나혼자 살아남을텐데 심심해서 어떻게 하냐고 염려해본 적도 있고(농담 아님), 심지어 영화 Unbreakable 을 을 보고 있을 때만해도 나도 대충 기차사고가 나면 휘어진 철근 사이에서, 아야야 까졌잖아 흉지겠네 하면서 혼자 살아남아 기어나올 것 같았던 것 같다. 그런데 최근에 영화 Gravity를 보면서 '확인'한것이-이미 느끼고 있던 것이므로-, 그 전 같으면 내가 끝까지 모든 리소스를 다 사용하여 살아남는 산드라 블럭의 캐릭터와 연계를 했을텐데 이제는 조지 클루니의 캐릭터와 연계를 하고 있더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그냥 지레 내가 아직 일말의 값어치 있을 때 집착하지 않고 놓아버리지 싶은.
자신없는.

블랙위도우는 교미가 끝나는데로 수컷을 잡아 먹어버리고, 연어는 알을 낳고나면 그 험한 여행이 무상하게 죽어버리듯이 원래 생명체는 유전자를 물려주고 나면 대충 죽어도 되도록 진화를 했으니만큼, 2세가 다 자라고 더이상 후손을 생산하는 분위기가 아니면 우리는 죽는게 사실 당연하다. 그래서 우리 몸은 가임기가 끝나면 고물차처럼 서서히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자라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자라고, 잘 자라야 할 것들은 자라지 않고, 면역성은 떨어지고, 진액은 빠져 피부는 마르고 처지고 관절은 삐그덕 거린다.
한마디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게 되는 것이고 그러니 묻어놓은 꿀단지도 없는 한 세상, 유난히 생명에 집착이 강하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 겁이 많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일단 늙으면 우리 몸에 일어나는 현상을 터놓고 보자.

예전같으면 그냥 갸웃하고 말았을 일도 나이가 들면 이거 무슨 큰 병이 아닌가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몇십년을 몰은 차가 매번 같은 걸로 말썽을 일으켜도 괴롭고, 깜찍하게 또 색다른 걸로 속을 썩여도 괴로운데 하물며 이게 내 몸이 되어보면 장난이 아니다. 희귀병은 말 꺼내지도 말고 흔한 병으로만도 인간의 몸에는 얼마나 문제를 일으킬 것들이 많이 있는가.

두통, 건망증만 생겨도 머리(빈혈, 치매, 뇌종양)에 이상이 있나 걱정하고,
정신없이 샤핑하느라 밥 안 먹어서 손 떨려도, 겨울에 손발이 시려도, 낮잠 잘자고 갑자기 일어나 어지러워도 무슨 혈액관련(콜레스테롤, 당뇨, 백혈병) 질환인가 의심하고,
밥 많이 먹어 배가 조금 아파도, 소화가 조금 안되거나 어제 술먹은 주제에 속이 쓰려도, 기침감기 끝에 가슴이 그냥 좀 답답한것 같아도, 간인지 췌장인지 위인지 담낭인지, 신장인지, 폐인지 이건 무슨 빙고게임도 아니고 뱃속에 들은 내장들의 목록을 다 뒤적이고,
여자는 생리양이 많다고, 적다고, 건너 뛴다고, 어쩐지 아랫배가 아픈것 같다고(화장실 가라),
남자들은 어쩐지 예전같지 않다고, 화장실에 자주간다고 걱정에(살 빼라),
피부에 뭐가 붉으면 이게 모기가 물었는지 두드러긴지, 피부암인지, 이유없이 생기면 안된다는 멍인지(어제 냉장고 열다가 무릎에 반찬통 떨어뜨렸잖아),
이거 뭐가 만져지면 이것이 근육인지, 지방인지, 문제는 없는 잡'종' 인지, 방사선과 의사들도 잘 못 읽는 확률이 엄청나고 검사를 해봐야 오진도 많다는 부위들을 맨날 주물러가며 부인과, 비뇨기과 질환 검색해봐야 정말 알 길은 없고,(오진으로 파지티브가 나왔을때의 정신적 손해 및 불필요한 시/수술등으로 인한 피해가 검사를 안했을 때보다 크다는 결과가 요즘 쏟아져 나오고 있음),
조인트마다 많이 움직이면 많이 움직여서 아파, 안 움직이면 안 움직여서 뻣뻣해, 그러다보면 이거 통풍인가 관절염인가 골다공증인가, 신경염인가,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나,
지가 어두운데서 책을 보다 눈이 침침한거 가지고도 이거 백내장인가, 녹내장인가, 어디 뇌에 문제가 있어 시력에 이상이 오나, 눈병인가,
이가 아프면 충치거니 하던 것을, 이제는 언제 뽑아야 할지 모르고, 브리지에서 임플랜트에서 틀니까지 기다리고 있느니 한심하고,
아는 게 병이라, 티비 볼륨키우다 괜히 이거 내가 귀가 잘 안들리나, 목 말라 물 마시다 내가 왜 입이 마르나, 어쩌다 물건을 떨어뜨려도 왜 손아귀가 힘이 없나, 약속을 잠깐 잊어도 내가 왜 정신이 오락가락하나,
막말로 예전엔 더우면 벗고 추우면 입던 것을, 이제는 내가 왜 덥나, 내가 왜 춥나 이러고 있으니
끝도 없고 덧도 없는 것이 우리 몸 걱정인것이다.
죽으면 다행인데 아플까봐 그런다...고 하지만 또 다들 죽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 하하

정보의 홍수에다 괜히 건강 염려증으로 이런저런 증세 검색을 해보면 몇가지 중병 안 걸린 사람들이 없어서 우스개소리로 어떤 여자가 증세로 보아 확신을 했는데 그게 전립선암이었다는 코미디를 들은 적이 있다.
병원도 장사라 아무래도 환자가 많이 오면 좋아하니까 정보랍시고 나돌고 있는 것들은 결국 병원에 반 취미삼아 놀러 다니라는 건데, 멀쩡하던 사람도 괜히 병원갔다 감염되는 질환이 10퍼센트는 되고, 특히 병원에서 돌고 있는 병균들은 면역성이 높아 더 치료하기가 힘들다.
검사를 한다고 병이 예방되는 것도 아닌데 검사한다고 몸에 좋지도 않은 방사선은 선탠머신처럼 다들 자꾸만 쐬고, 온몸을 쥐잡듯이 뒤져 초음파를 해서 뭔지도 모르는 크고 작고 좋고 나쁜 이러저런 혹들을 여름철 신상 카탈로그처럼 파악하고 있어봐야 현재까지는 암 발견률과 사망률에는 별로 진전이 보이지 않는다. (병원은 빚을 져서 기계를 하나 들여놓으면 검사를 많이 할 수록 남는 장사기 때문에 검사를 권할 수밖에 없다.)
의사들도, 어차피 집에가면 자식들 입시가 더 중요하고, 주말에는 에베레스트 등반하는 복장으로 뒷산올라가기 바쁘고, 명품백들고 자랑할만한 고급 맛집가 찍어올려 자랑질 하는 것이 더 좋은 '일반' 사람들이라, 실제로 병을 고치는 방법도 썰어내는 것 외에는 별반 없이, 즈이가 계발한것도 아닌 약이나 일단 한웅큼 앵길 줄이나 알지 별로 더 아는 것도 없는데(시험안 보고 어디선가 '떨어질' 일 없는데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없다는 원칙을 기억합시다. 그렇게 의사들이 공부를 좋아하면 학회니 설명회나 하면서 사은품이 그리 좋겠어? 안 주면 안오니까 그렇지) 다들 의사 '선상님'을 맹신한다.
"(나도 잘 모르겠으니)일단 드셔보시고 이상이 있거나 듣지 않으면 다시 내원"(아니면 말고)",
하시면, 돈은 누가 내나? 양념치킨집처럼 열번가면 한번은 진료비 빼주나?
소 뒷걸음질치다 쥐잡는 격으로 결국 맞는(?) 약을 발견하면(!) 누가 잘 한것인가?
물론 나이들면 몸이 여기저기 안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은 방법도 딱히 없는데 '늙는 것도 설워카거늘 돈을 조차 쓰실까' 다.

또, 나이가 들면, 예전같으면 조금 불편해하고 말았을 혓바늘이나 밥 잘먹다 깨물어 너덜거리는 볼 안쪽이나, 심지어 몇십년을 입은 옷뒤에 꺼끌거리는 상표하나도 그냥 갑자기 거슬려 팔짝 뛰게 괴로와 진다. 가정시간에 곱솔이나 양솔이 어린이나 노인들의 옷에 좋다는 것을 배울때도 나는 그게 무슨 노인에 대한 '예우'인줄 알았다.

늙는데 외모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다.

특별히 노력하지 않으면 나잇살도 피하기 힘들어지기 시작할 것이고, 이 살들은 또 바람직하지 않은 곳에만 잘도 가서 붙는다. 탄력이 없어지니 자고 일어나면 배겟자국 오래 남는다고 불평하는 30대를 넘어서 운동기구에 5분 앉아 삼두박근 운동을 했는데 무릎에 남은 나사자국이 두시간은 가는 40대가 온다.
시력이 안 좋아지니 여기저기 자꾸 부딫고, 데고, 베고, 손아귀에 힘이 없어지니 물건을 놓치고 떨어뜨리고, 관절이 아프니 둔하게 움직여 차고, 치고 해서 몸 한구석 상처가 없는 날이 없다. 물론 상처가 나도 잘 낫지 않고, 멍이 들어도 오래도 간다.

얼굴도 그렇다.

'동안'의 비애를 아는 사람들은 안다.
원래 나이 들어보이는 사람들은 얼굴에 본래 지방이 별로 없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별로 차이가 안나고 신비하게도 외려 인생 후반으로 갈 수록 나이에 비해 젊어보일 수도 있는데 반해, 이 소위 동안이라는 사람들은 소위 삼십대 중반까지 이십대같다는 덕담(알아알아) 을 듣고 살다가, 갑자기 어느날 사십대가 되어버린다는 맹점이 있다.
늙는다는 것이 비단 주름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 콜라겐과 남은 지방에 중력이 가해진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얼굴이 어느 시점에 다다르면 무너지는 것은 막을 방법이 없다.
(그러면 중력이 없는 곳에 가서 살면 젊어지겠네라고 생각하는-혹은 생각 안 하는-당신,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간단히 말하자면 다른 '단점(!!)' 외에도 달에가서 살면 그대신 뼈가 소용없어지면서 '전신'이 무너진다는 불편한 진실 : https://www.youtube.com/watch?v=rXB6mxPepjM 참조)
그리고는 그 동안을 만들었던 동그란 얼굴안에 든 지방의 무게는 남들보다 더해서 얼굴이 바람빠진 풍선을 매단것처럼 축 쳐지게 되어 각자 정도차이가 있을 뿐이지 동안은 곧 '불독안'이 된다.
이 동안들은 심지어 face lift를 단행한다고 해도 노안들보다 불리하다. 성형을 하면 '얼굴 양쪽아래'에서 통통하니 자연스럽게 얼굴을 잡아주던 것이 쳐져 내려온 것을 '위'에다 끌어다 붙여놓게 되기 때문에 갸름했던 얼굴도 점점 짧고 동그래지는 경향이 있는데 본래 동그란 얼굴의 밑에 있는 것을 위에다 붙여놓으면 볼록거울같이 '안 귀여운 호빵맨'형이 되어버린다.
So... Well, there you go. Practically, one day, you are going to wake up and find yourself suddenly... OLD, dude..

이목구비 뚜렷한(이라고 했지 잘 생겼다고는 안했다)자의  비애도 아는 사람은 안다.
젊었을 때는 눈 커지는 화장, 코 높아보이는 화장이 별로 의미가 없어서 화장을 어떻게 해도 별로 표가 안나니 화장도 안하고 돌아다니다가, 갑자기 늙어서 조금 젊어보일까 하고 익숙하지도 않은 화장이란 것을 해보노라니, 거울앞에 앉을 때마다 뭔가 마술이라도 일어날양 기대를 잔뜩하고 시작한 화장에 번번이 실망을 해서 보장되는 것이라고는 시무룩해진 얼굴뿐이다.
왜냐하면 alas, 이제는 화장으로는 안되는 부분이 문제기 때문이다.
남들은 눈이 커보이려고 쌍카풀 수술을 할때 지방을 제거한다는데, 나는 지방이 점점 없어져 안 그래도 깊은 눈이 더 푹 꺼져 쌍카풀이 두개씩 생겨도 눈은 쳐져 작아지는 신비를 체험하는 와중이니 거기다 와꾸를 친다고 눈이 커보일리가 없고 그저 내 작은 눈 '여기' 있소 하고 라스베가스 전광판처럼 화살표를 번쩍번쩍 광고하는 일일 뿐이다.(못생겨도 이목구비는 뚜렷한 백인들 사이에서는 어떻든 나는 눈이 작은 것이 아니라 '없다')
콧대야 아직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안 하던 분칠을 한다고 전체적으로 무너진 마추피추 유적지가 제자리로 가서 쌓여줄리는 없고, 이제는 하나씩 눈에 띄기 시작해 염색안하고 그냥 두기로 한 흰머리는 하이라이트처럼 자연스럽게 섞여 주기를 기대했건만 어쩐지 꼭 간만에 숙제 해 온 개구장이 소년처럼 혼자 용수철처럼 곤두서서 나를 봐달라고 손을 흔든다.  그래서 빗질을 하다가 긴 희머리가 빠지면 엄청나게 속상하다. 다시 짧은 것이 나면 더 눈에 띌테니까. 도저히 눈에 너무 띄어서 외계인 안테나처럼 정수리에 서 있는 것을 하나 뽑았는데 밑에 반은 검정색이면 속상하다. 노력하고 있는 아이 인정안 해 준 것 같아서.

받아들이라고, 내면이 중요하지 않느냐고 하면, 맞다. 최근에 뉴욕타임즈지에서 각각 다른 사람의 생일들을 얼추 22장 모아 기사를 만들었는데 뒤로 갈 수록 결국 인상이 다 인것 같아서 웃으며 늙어야지 하는 생각은 했었다. 누구나 '진심으로' 밝은 인상이 좋고,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운동선수가 예쁜 악당보다 멋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이게 안나오면 내가 아니지),
코미디 배우들도 늙으면 악역을 맡기 시작한다. 남자를 한눈에 사랑에 빠지게 하던 귀여운 그녀는 범죄드라마의 느물느물한 고단수의 범인이 되고, 여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미소의 소년은 법정 드라마의 교활한 변호사가 된다.
마른 노인은 깡다구만 남아보여 이악스러워 보이고, 살집 좋은 노인은 펑퍼짐하니 미련해보인다. 살이 빠지면 빠져서 늙어보인다고 하지만, 젊었을 때는 살이 있으면 아줌마같다고 했는데 갑자기 아줌마가 되면 살이 있어야 젊어보인다는 건 또 뭔가. 주름이라는 것이 다시 말하지만 접히고 골지는 것만이 아니라 쳐지는 것이기 때문에 모인 지방으로 얼굴이 팽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중력을 무시하는 것이 된다.
얼굴과 몸이 독립된 것도 아니다. 건강도 영향을 미친다. 젊은 사람도 술먹고 얼굴부으면 덜 예쁠 판에 어디 한군데 몸이라도 안좋다보면 저절로 얼굴도 찌그러 질것인데 나이 들수록 점점 몸은 안 좋아질 일만 남아 있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오늘이 가장 늙은 날이기도 하니까.

내가 먼저 업다이크의 노인들의 모습들을 묘사한 것 번역한 것을 보고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지는 것을 경험한 당신, 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피하느니 그것이 지금은 아닐지 모르지만 언제든 찾아올 모습이라는 것을 알고 기다리면서 오늘은 아직은 그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괜히 자기는 당길것 다 당기고, 뺄거 다 뺐으면서 이 화장품만 바르면 젊어보인다는 거짓말 장이 연예인들 자꾸 보다 보면, 속아서 화장품에 돈 다 버리다가 그도 안되면 자신도 결국 언젠가는 성형외과를 들르고 싶어지지 않을까? 그야말로 발악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면 인상이라도 좋게 늙지 않을까?

그런데 자기 얼굴 진짜 싫은 사람은 대략 나뿐인가보더라. 나는 내 얼굴이 눈에 익으면 익어서 지겹고, 자주 안보면 생소해서 싫은데 사람들은 근본적으로는 자기 자신이 볼 만 한가보더라. 아는 사람들에게 근황 보여주는 건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대중대상' 셀피들 자주 찍어올리는 거보면 말이다. 하기사 초딩때부터 꼭 책 못읽는 애들이 교과서 돌려 읽기 하는데 손 들더라만.

한가지 주목할 것이라면, 시간도 빨리가고, 외모도 더러 포기하고, 경험도 쌓이다보니 어디 조금 데거나, 손을 베거나, 뾰루지가 나거나 하는 '아는 병'은 별로 상관하지 않는 것도 같다. 조금 불편하지만 지가 저러다 낫더라 하는 식인 것이 되는 것 같다. 짐에가서 땀을 뻘뻘 흘려도 전혀 남의 눈의 신경 쓰이지 않고, 테러리스트보다 더 무서운 치명적인 코옆 코밑 뾰루지도 이제는 나만 거울 안 보고 말면 된다. (사진 찍을 날에는 꼭 나는 이 운명적인 뾰루지는 뽀샵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대충 해결하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가만 이번에는 어쩐지 뾰루지가 일반 뾰루지와는 조금 다르다 고 느끼는 순간....??? (문득 아무래도 한글이 딸리는 지야가 뾰루지가 '뼈'루지인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된 때 생각이 난다 하하. 집집마다 페밀리 조크가 있게 마련인데, 얘 어려서 한글하고 한자 사자성어를 조금 가르치는데 이열치열을 일철폴철이라고 답한 이후로는 우리가 다 일철폴철이라고 하기 시작해서 어떨 때는 내가 이 이열치열이라는 말이 기억이 안난다 ㅠ)

게다가, 다시 말하지만, 죽으면 다행인데 아플까봐 걱정이라고들 농담삼아들 말하지만 통증도 통증이지만 실상은 병원비도 걱정이고, 가족들 눈치고 보이고, 내가 못 보살피는 가족들 걱정도 되고, 친구, 지인들도 내 생각을 하면 피하고 싶어질까 무섭고, 혹여 부모님 앞서갈까 걱정도 된다. 그리고.. 통증도 통증이다.
아직 아이가 어른도 아니니 아직은 살아 있어줘야 할 것 같아서 일껏 정기 검사 꼬박꼬박 받았는데 억하고 어느날 심장마비로 갈까 걱정, 심장마비로 가면 다행인데 풍을 맞아 반신불수가 될까 걱정, 괜히 친구 병문안 갔다가 전염병 옮아올까 걱정, 몸은 잘 돌봤는데 지하철 역으로 자동차 들어와 치면 어쩌나, 파마하고 있는데 고객 남자친구가 들어와 총기 난사하면 어쩌나, 온갖 위험한 곳을 피하고 집안에만 앉아있었는데 어제 먹은 샐러드가 살모넬라 감염된 것이면 어쩌나, 먹는것도 조심했는데 토네이도나 지진이 나면 어쩌나..
이런저런 이유로 갑자기 혼자 죽어버려 시체를 바퀴벌레가 먹어서 일주일 후 발견한 경찰관이 못볼 것 보는것...은 내 상관할 바가 아닌데 그러면 지야가 통장에서 남은 잔돈푼이나마 여기저기 묻어놓은 패물이나마 잘 찾아가질 정신이 있으려나. (따로 지시는 해놓았지만 경황이 없으면 그런 것을 잘 기억할 것 같지가 않다)

그 뿐이 아니다. 사회적으로는 또 어떤가.

잘은 몰라도 한국은 우리 나이가 가장 지출도 많고 아직 앞날이 많이 남은 시기인데, 직장다니는 사람들은 지위가 아슬아슬해지고, 사업하는 사람들은 체력이 딸리기 시작하는 시기인 것 같다. 교수들의 경우에는 그전에 어떤 직업이 있었든 나이가 몇이든 간에 학위를 받고 부터 시작해서 테뉴어를 받았느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나이와는 사실 별로 상관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미국은 전체적으로 직업에 나이제한이 없는 편이라고 해도 나이가 들어 레이 오프라도 당하면 젊은 사람들보다 더 난감한 것은 사실이다.
아이들이 어리면 어린대로 장사 언제 끝나나 갑갑하고, 다 끝났으면 끝난데로 자라 떠나가기 시작하는데 나는 나를 위해서 별로 뾰족하게/ 뭉뚝하게 한 것이 없는 것 같고(있다고 생각하는 당신 감축드린다)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는 늦었고, 하던 것을 계속하기는 살짝 지루하고, 그래도 인생의 중반이다보니 근거있이 뭔가 그래도 좀 알 것이라고, 이제는 뭐든 할 줄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책임감은 늘어간다.

언제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지 모르겠다.
어쩌다 컴으로 설문조사를 해도 이건 뭐 내 나이를 찾으려면 한참 밑으로 돌려야 하고,
의사도, 선생들도, 늘 교활하게 늙은 너구리같은 얼굴을 하고 있던 것 같던 정치인들도 점점 내 나이또래를 넘어 밑도 생기기 시작하는 것 같고(이것은 세대교체의 경향도 있겠지만),
언제부턴가 이십대를 가지고 '젊은 사람들'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니 이제는 그 젊은 사람들이 삼십대 중반을 슬쩍슬쩍 건드리기 시작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젊은 얼굴들이 그냥 좋아보였던 것 같은데, 어떤 날은 미치게 배가 아프다. 장을 보다가 잡지 표지의 인상을 팍팍 써도 생동감있는 젊은 사람들 모습에 멈추어 서서 물끄러미 쳐다보는 일도 생겼고,
젊어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고 돋보기를 쓰지 않아도 칼로리표가 보이는 척하고 있는 것이 되었다.(미국은 칼로리 표기가 멘데이토리라 대충 잘 보이에 해놓지만 한국 수입품은 억지로 자리를 만들어 붙여놓은 스티커인 수가 많아 돋보기를 쓰고는 안되고 둥근 돋보기를 들어야 할 것 같은 크기가 많다.)
내가 태어날 때 나온 책이 고전이 되었고,
나 젊었을때 나온 노래가 어느덧 올디스 벗 구디스가 되어 잘하면 이미 두번도 리메이크가 되어 나온 나이가 되어버렸고,
나보다 어린 운동선수를 너무 늙었다며 왜 은퇴를 하지 않느냐고 성토를 하는 게 들린다. 이찌로, 너는 언제 그리 머리가 센거냐..

사람이 스무드한 곡선을 그리며 늙어가면 좋은데, 아기가 어느날 뒤집고, 어느날 걸음마를 시작하듯,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어느날 툭툭 늙는것이 보이는 것 같다. 일종의 더이상 안되는 threshold(문지방이란 뜻인데 어떤 한계의 턱을 말할 때 많이 쓴다)가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어느 교사가 30여년 근속을 하면서 똑같은 옷을 입고 졸업앨범을 찍었는데 한 7-8년씩 비슷하다가 갑자기 푹 늙고 푹 늙고 그러더라.
더구나 나처럼 한국에 한번씩 시간을 두고 '등장'하는 사람은 더욱 불리하다. 함께 늙어가는 사람들른 익숙하기나 하지 나는 안 보는 동안 조용히 늙어가고 있다가 '어머 쟤 얼굴이 갑자기 왜 저래' 이렇게 되는 것을 피할 방법이 없다. 물론 내 눈에도 그들이 그리 보이겠지만 나는 내 나이에 본래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를 모르기때문에 기준도 없고, 늘 어색하고 촌스럽다.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늘 조금 '놀랍다'는 느낌이다. 항상 조금 '당황스러운' 느낌이다. 나이가 들면서 그전에 나를 놀래키던 것들은 덤덤해지고, 그러려니 하던 것들은 놀랍고 또 그런 것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뭐든 좋고 싫고를 넘어서, 더 좋고 안 좋아지고를 떠나서,
다르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 뭐든 처음으로 겪는 것이라 조금은 놀라면서, 그렇게 살게 될까?


(sigh)

어쩌겠는가,
빛의 방향이 일방이라 시간도 일방, 흥망성쇠를 거듭하다가도 결국 쇠한 로마제국처럼, 통뼈 아닌 우리는 몸은 점점 쇠퇴하고, 정신도 예전같이 않고, 사회적으로도 힘들고, 얼굴도 아주 꼴도 보기 싫게 하름하름 그저 늙어갈 뿐이다.
내가 굳이 자꾸 얼굴을 강조하는 이유는 내가 아픈것도 싫고, 겁도나고, 속 때문에 약을 못먹어서라도 뜯어고치지 못하겠어서 하는 말인데, 이왕 피할 수 없는것을 스스로 속이는 것이 싫어서다. 나는 내 스스로가 가증스러운 것이 제일 싫다.
자기는 셀피 찍으면 뽀샵하면서 괜히 흑백으로 애먼 주름 자글자글하고 이 다 빠진 늙은 사람 얼굴 찍어놓고 뷰티풀 하다고 하는 이거 뭔가(그 할아버지는 그런 자기 얼굴 찍는 거 좋아할지 모르겠다. 내가 보기는 상당히 늙어도 외모가 뜻밖에 포기 잘 안되던데). 아름다움을 찾는다고 온갖 낡은 것들은 다 찾아다니면서 왜 자기 늙는것들은 늙은 채로 바라 볼 줄 모르고, 서로 안 늙은 척 못본 척 해야 하는가 말이다. 나는 내 새끼도 객관적으로 봐서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이가 아닌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 늙은 것은 늙은거고 그런데도 괜찮은 거지, 동안이네 젊어보이네 하면서 서로 서로 속이면서 살기 싫다는 말이다.


Watch what you wish

이쯤에서 내가,  내가 살아오면서 배웠네 하면서 뭔가 갖잖은 팁이랍시고 예쁘게 번호 달아 제공함으로써, '다 살아보지도 않고 아무것도 모르면서 떠들지 마라, 그게 아니다' 라고 나를 반박할 기회를 당신에게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당신, 그거 오산이다.
살다보면 어제 깨달은 바가 오늘은 아니기도 하고, 믿었던 것들이 또 아니기도 하고, 뭐든 단단하게 손아귀에 쥘 것은 거의 없더라(라고 배웠다고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만 내가 혹 죽기전 뭔가 확실히 깨달은 바가 있거들랑 남겨놓고 갈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한다).
*왜 사람이 자기가 틀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지에 대한 좋은 아티클. 강추. 심지어 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것까지 꼼꼼히 짚었다. 번역을 해드릴까 생각했지만, 다 읽으면 정말 좋은 글인데 내 글처럼 포인트에 도달할때까지 참을성을 가지고 다 읽을 끈기를 읽을 독자수 대비, 나의 시간과 노력 대비, 나의 책 읽을 시간을 연필에 침발라 가며 계산 해 본 결과 마이너스 9.21% 손해로 결론. 나중에 골자 요약은 고려해보겠음.

내가 좋아하는 말, watch what you wish 라 했다. alliteration을 이용한 말로 사람이 뭔가를 원하면 그만큼 잃는 것도 있을 수 있고, 그만큼 책임 등 따르는 것도 있고 하니 무엇을 (더) 원할 지에 대해 조심하라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야만 얻어지는 것을 굳이 나열할 필요도 없이, 그냥그냥 주어지는 것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법 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내가 '감사하며'라고 하지 않고 받아들인다고 하는 이유는, 혹 감사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괜히 성스러운 미소지으며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자기기만을 저지르면 억울하든 부끄럽든 한밤중에 잠만 안온다. 다소 딱히 마음에 안들어도 그냥 그대로 일단 받아들여 두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도움이 된다.
일껏 떠들어놓았는데 결국 나이먹는데 대한 자세나 뭐나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 바로 그 자체에 위안을 얻자, 우리. 
그저 그렇게 시간가면서 새해 결심 하나 할 시간도 없이 살아가듯, 그냥 살아가자.
버지니아 울프도 일기장에 46세가 되니 아무책이나 함부로 읽고 있을 시간이 없다고 적고 있듯이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 소중하게 여기며, (그래놓고 주어진 시간도 안 아까운지 치사하게 죽어버렸지만) 무엇이 소중한지 기억하며,
그렇게 부디 부디 다들, 
살고 싶은 만큼만, 
너무 많이 아프지 않게 살다, 
잘 가기를 
바라는 게 나의 오늘의 축복이고 늙어가는 이야기를 한 이유다. 
살아남은 자의 책임은 먼저 간 자와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가는 자, 
나와 그대의 몫이라는 말이다.

앞으로도 조금씩 새로이 찾아지는 것이 있으면 늙어지는 것에 대해서 적어나갈 생각이다.

...

그런의미에서 마침 우리엄마와 생일이 같은 아름다운 Martha Argerich 마사 아르헤르치 연주 장면 두개 건다.
갑자기 들이닥친 손자에게 휘리릭 냉장고 남은 재료만 가지고 김밥 말아주듯 해치워버리는 
스칼라티 소나타 D 단조 K141 
흰머리 풀어헤친 모습이 정말 멋지지 않은가.
저렇게 늙어가기로 결정!
https://www.youtube.com/watch?v=wjghYFgt8Zk

그러나 함정은 이 여인이 젊었을 때는 정말 더 예뻤다는 것이다!
차이콥스키 피아노 콘체르토 1번을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그녀는 헐리우드 배우 뺨치게 아름답다. 저렇게 멋진 연주를 하지 않고 있어도, 구로역 겨울이면 엉덩이 시리는 먼지 앉은 쇠 벤치에 앉아 다 식은 왕만두를 먹으며 굴러다니다 더러워진 조선일보를 보고 있어도 예쁠 것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3zXdIa7wv60

그러니까 늙는건... 늙는거다는 말이다.
하 하

(고전 읽느라고 너무 오래 난픽션을 안 읽은 것 같아 이번달은 마음먹고 오랫만에 신경정신과 관련 난픽션을 두권 읽어주고 쉬는 중이다. 날씨도 좋고 하니 도서관도 자주가고 너무 짤짤거리고 돌아다녔지만 올해 진도를 조금 잘 빼서 그래도 내일 하루 더 쉬면서 밀린 일 하고, 모레부터는 살만 러쉬디를 읽을 생각이다. 다시 강행군!! 읏샤! 그렇게 해서 달 말쯤에는 와이키키 비치에 조금은 가벼운 책을 들고 느긋하게 누워 있을 수 있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