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17, 2014

즐거운 영어 말장난


먼저 5월치 계획한 분량의 책을 다 읽고 반납하고, 어제 집에 있는 책까지 하나 더 끝내버려 앞으로 얼마간 오랫만에 눈도 좀 쉬고 한가하게 보낼 예정이다. 게다가 이제 오늘 지야가 오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을 달래야 하고 해서, 오랫만에 내가 좋아하는 과학관련 농담이나 몇개 소개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야가 집에 있으면 이런저런 농담을 함께 즐기련만, 학기 중에는 아이는 곁에 없고, 이따금 재미있는 것을 들으면 메시지로는 주고 받아도 같이 웃지를 못하니까 재미가 덜해서 서운하지만, 이제 한 석달은 또 재미있게 같이 놀 수 있으니까 괜찮다. 

(오늘 여전히 휴면계좌 되찾기를 하다보니-결국 실패ㅠ- 내가 이리로 이사와서 블로그를 한번 더 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쩐지 내가 만든 족발 사진이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만 그 블로그에 들어있대?? 알츠하이머... 아무려나, 이 블로그 시작하고는 즐거운 영어이야기는 한번도 안 한거 같다. 지야 대학보내고, 지야 집 떠나고, 나 졸지 병들고 ㅠ 등등 하다보니 하릴없이 3년이나 되었단 말인가! 이 블로그도 이렇게 폰트 통제 안되다간 곧 버림을 당할터! 라고 협박해보지만 블로그가 알아들을 리가 없다ㅠ)

화셜, (오늘도 삼천포가는 배 기적소리는 여전하구나ㅠ)

미국 코미디를 보면 못 웃는 당신. 
대개는 영어 리스닝이 안되어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많이들 알고 있듯이, 문화가 달라서 그런 경우도 많다. 문화가 다르면 100프로 다 들려도(사전 찾아가면서 '읽을' 수도 있고) 도대체 뭘 얘기하는지 모를수도 있고, 표정이나 제스추어등도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를수가 있고, 단순히 국가간 웃음코드가 다를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전문 용어로 말하면 '안웃겨' 라고 한다. ㅋ

농담이 짧을 수록 더 웃기가 어려워진다. 긴 것은 문맥상 이해할 수도 있는데 짧은 것은 이해하기도 전에 끝이 나버린다. 낙심하지 마시라. 15년 녹쓴담장에 이제는 나도 가끔 한국 코미디를 봐도 반은 뭐가 왜 우스운지 이해가 안가곤 하니까 말이다. 문화는 매우 빠르게 진화한다. 은어 속어 얘기는 꺼내지도 말라. '지못미'가 무슨 말인지 지난주에 드디어!!!! 알아냈다. 현재 엄청나게 흐뭇한 중.

다음의 농담을 보라. 

Dear Dad, 
$chool i$ really great. I am making lot$ of friend$ and $tudying very hard. With all my $tuff, I $imply can't think of anything I need, $o if you would like, you can ju$t $end me a card, a$ I would love to hear from you. 
Love, 
Your $on 


Dear Son, I kNOw that astroNOmy, ecoNOmics, and oceaNOgraphy are eNOugh to keep even an hoNOr student busy. Do NOt forget that the pursuit of kNOwledge is a NOble task, and you can never study eNOugh. 
Love, Dad


해석 안해드려도 요건 이해하셨겠지. 영어를 잘 몰라도 맥락상 대충 $ 사인과 NO를 이용한 아들과 아버지 사이의 편지라는 것만 알면 된다. 물론 그렇게 크게 웃을 정도는 아니다만. 

참고로 주로 말장난의 경우, 농담해놓고 이해했어? 알겠어? 웃겨? 하고 물을때 'Get it?' 하고 짧게 묻는데 이렇게 자주, 여러번 묻는 사람은 썰렁한 사람이다.표현을 가르쳐줘 놓고 쓰지 말라고 하긴 그렇다만 어떻든 그렇다.  

그리고, 

이른바 pun(발음은 '펀') 이라고 하는 '말장난'의 경우는, 굳이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이유를 은지 혼자 분석해보자면, 대략 이렇다.
보통 말장난이라고 하면 '원래는 뭐였는지'를 알아야 그게 아닐 경우 우스울 수가 있는건데, 이게 영어다 보니 정상이 뭔지를 모르고, 그러니 어디가 이상한지도 모르는 거다. 영어 표현도 일단 알아야 하고 '장난'으로 무엇이 바뀌었는지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것을 설명하기로 하고 보니, 원래 농담은 설명하면 재미가 없어진다는 불멸의 법칙이 생각나지만 어쩌겠는가. 샘플이라 생각하시고 다음번에는 아마도 이것이 그런 것인가 보다 하고 추측이라도 하시라는 목적에서 써본다.

1. I was going to tell a joke about sodium, but Na.


-sodium은 소금이고, 식용소금은 염화나트륨. NaCl. (그러나 눈 녹이는데 쓰는 염화칼륨도 미국에서는 salt라고 한다), sodium의 원소기호는 Na(나트륨). 

따라서 소금=sodium=나트륨=Na.
-부정적 대답은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no. 절대 아니면? nope. 요정도는 다 아신다.
그런데 에~~ 괜찮아. 아니야 됐어. 이럴때는 nah~ 를 쓴다. 발음은 '내~' 아주 약간 콧소리를 섞으면서 뒤를 조금 끌어주면 된다.
즉, 
'소금에대해서 농담을 하려고 했지만, 됐어.' 
하고 해석을 해버리면 이 귀여운 농담의 진가를 알수 없게 된다.

*'농담을 하다'가 tell a joke. 라는 것도 참고하시압. '재미있는 얘기 좀 해봐.'Tell me a joke. 하면 되고, 내가 내가 재미있는 얘기 해주까? 나 재미있는 농담 좀 아는데. 하려면 'I got some good jokes.''Let me tell you a joke' 하면 된다.

2. I think I lost an electron... I better keep an ion that.


-electron은 전자. ion은 이온. 이온의 영어 발음은 아이온. -->ion 의 발음과 eye on 의 발음이 같아진다.
전자의 총 수가 양성자의 총 수와 동일하지 않아(전자잃어버린다든가), 원자에게 양 전하 또는 음 전하를 부여하는 원자 또는 분자를 '이온'이라고 한다.
-keep an eye on의 뜻은 계속 지켜보다. 잊지 않고 계속 마음에 두고 있겠다. watch와 비슷한 뜻이다.
'전자를 하나 잃어버린 것 같아.' 하는 앞의 문장과, 뒤에 본래는 문법적으로 맞지 않는 문장을, ion을 eye on으로 읽으면, '쭉 지켜봐야겠어.' 라는 뜻이 되어, 앞뒤 문맥에 의해 재미있는 말장난이 된다.

3. Use chromosomes in advertisements -- because, you know, sex cells.


-chromosomes 은 염색체. sex cells 성세포, cell은 세포.
-무성생식을 하는 종에서의 염색체수는 그 생물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에 있어 동일하지만, 유성생식을 하는 생물에서는, 몸을 구성하는 체세포의 염색체수는 이배체(2n)이고, 성세포 또는 배우자의 염색체수는 반수체(n)이다.  
-sex cells는 'Sex sells' 라는 말과 발음이 같다. 흔히 사용되는 'Sex sells' 이란 말은 '성적인 이미지(포르노광고가 아니고 섹시한 사람이나 이미지를 사용한다 이말이다. 가령 차나 술 광고에 정작 본 제품은 옆구리에 놓고 대문으로 멋진 남자나 여자를 쓰는 것같은 거다.)를 마케팅에 활용하면 잘 팔린다'는 말이다. 'well'같은 말을 넣을 필요없이 일테면, '전지현만 쓸면 팔리잖아~' 라고 말하면 잘 팔린다는 뜻인 것 같은 거다.
'염색체를 광고에 쓰렴. 왜냐하면 아다시피 성세포니까/성적인 것이 잘 팔리니까. 내용은 별거 없다. 글자 그대로 말 장난이다.

4



-Hey, bug on my back. Are you a mite?
-I mite be.
-Stupidest pun I ever heard.
-What do you expect? I just made it up on the fly.

mite 진드기 pun 말장난  bug 일반 벌레를 총칭하는 말. (분류를 하자면 다리가 여덟개인 
거미는 곤충이 아니지만 bug은 대충 다 말하는거다)
might be 그럴수도 있고~ (mite와 might be 의 발음이 같다는 것을 이용)
What do you expect? 는 뭘 기대했어? 즉 글자 그대로 '뭘 바래' 이런 뜻으로 가볍게 쓰인다.
on the fly 즉석해서(동시에 직역하면 '파리 위에서')

5. I would like to thank my arms, for always being by side. My legs, for always supporting me, & my fingers…because I can always count on them.

내 팔은 항상 내 옆에 있고, 다리는 나를 항상 받쳐주고, 그리고 내 손가락들에는 내가 항상 의지할 수 있으니 감사한다.
-be in my side는 '옆에 있다'는 뜻도 되지만, '내 편이다' 는 뜻도 된다.
support도 물리적으로 떠받쳐 준다는 뜻도 되지만, 지지한다는 뜻도 되고
count on them은 의지 한다는 뜻도 되지만, 손가락으로 셀수 있다는 뜻도 된다.

6. If I destroy algebra what would those equations who survived be the aftermath


굳이 해석을 하면 '내가 대수학을 파괴하면 살아남은 방정식은 잔재에서 무엇이 될꼬..'.

고 하면 뭔소린지 하지만, 여파, 잔재를 뜻하는 단어 aftermath의 구조에 집중하시면 algebra, equation과 더불어 말장난이 된다.

7. And Jesus sitteth on the right hand of God, until God's hand 

loseth feeling, and it seemeth like some other deity was running the universe.

예수가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시어.. 라는 성경귀절을 이용하여 만든 것. 

-sitteth은 고어로 sat, loseth 는 lost, seemeth는 seemed 와 같은 말이다. 성경 등에 아직도 사용되는 말들로 산조어도 배우기 힘든데 고어까지 써야하느냐고 불평하시는 당신, 대충 한국말로는 하소서, 하시어서, 도다, 뭐 이런 문체로 생각하면 된다. 
-sitteth on the right hand of 는 원칙적으로는 오른쪽에 앉는다는 말로 쓰였지만, 직역을 하면 오른 손 '위에' 앉았다고 할 수가 있다.
그리하여 전체를 번역하면, '예수가 하느님 오른손위에 앉으시어, 끝내 하느님의 손에 감각이 없어지셨고, 그리하여 다른 신이 우주를 다스리는 것 같았다.' 가 된다. ㅠ

8.Darwin: Son, come in here for a moment. There's something your mother and I need to tell you.

Son: Yeah, dad? Darwin: You... you're adapted.
-adopted는 입양됐다이고 adapted는 적응했다. 물론 문맥은 말이 안된다!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의 핵심은 진화가 adaptation 적응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런 농담이 나올 수 있다. 
보너스로 주목할 것은 adopt의 명사형은 adoption 인데 반해, 위에서 보이듯이 adapt의 명사 형은 adaptation이란 것. 왜냐고 묻지말고 외워!

9."siri i want 2 get up at 8 oclock"

u've bought a potato clock
"no siri the TIME 8 oclock"
u've bought a tomato clock

요건 시리(물음에 답하게 프로그램된 아이패드/파드/폰 운영시스템 이름)의 실수 예.
위문장이 물음이고, 시리가 들은 말이 아랫문장. 발음이 비슷한것으로 알고리듬을 이용해 검색을 해서 답을 찾다보니 비슷하고 문법이 맞는 것으로 얼마든지 들을 수가 있다. 
앳 에잇'(어), 패태잇 어(클락)가 퍼테이터 클락으로 들릴 수 있고, 
'타임 에잇 어(클락), 이 타이매이터(클락), 터매이터 클락으로 들릴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종의 자동입력 실수같은 거다. 몇번 실험해보다 시리와의 대화는 포기한지 오래. 아직 멀었다ㅠ

결국 설명을 다 들어도 재미가 없다고? 

말했지? 농담은 설명하면 재미없다고.ㅋ

여기서 잠깐

-이따금 말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말장난이 되는 경우가 있다. 
가령, 진지하게 '요즘 비누값에 거품이 많이 붙었어요.' 하는 경우. 
이런 경우, pun, NOT intended. 라고 사족을 단다. 
그런데 반대로, 혹시 다른 표현이 있는데도 조금 재미나게 하거나 비꼬기위해 일부러 쓴거면 pun intended 라고 쐐기를 박을 수도 있다. 
순서대로, '말장난은 아닙니다만', 혹은 반대로 '말장난을 하자면',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또 하나, pun을 이용한 pun.
누가 실없는 말장난을 하면 "ha ha(맥없는 웃음) very punny"(발음은 '퍼니') 라고 말하면 된다. (haha very funny 에서 나온.. 알았다 알았다. 설명은 여기서 이제 그만...)

현재시각 11시 15분 현재 지야 도착. 라면물 끓이는 중.
우리 지야가 이번 학기는 잘 나가다 끝판에 감기 걸린데다, 또 먼길을 와야했으니 걱정이 좀 되지만, 엄마가 다 나수어 주마.(How in the world, I wonder?) 어서 오기만 하렴! 으쌰! 니가 좋아하는 부대찌개와 삼겹살을 준비해놓았단다.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면 감기따위는 뚝 떨어질꺼야!(될때까지 박박 우기자. 참고로 아닌걸 긴척하다보면 진짜가 된다는 말로 'Fake it till you make it.'가 있다. 주로 속담은 외우기 싶게 후모음이 일치하는 rhyme 아니면 두음이 같은 alliteration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발음상 라임을 이용한 속담이다.)
Come to mama, my baby. 엄마에게 오려므나, 내 아가.

Friday, May 16, 2014

'살이'에 관하여


                               


산다는 것이 결국 이어지는 두려움의 연속이란 것을 언제 깨달았을까

몸만 건사하면 되는 때를 지나면서 였을까. 나에게 목숨을 의지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였을까. 전에도 자라면서 당연히 더러 걱정도 있고, 책임감도 늘어나고는 있었지만, 이제는 내가 염려하는 것들이 못될 경우 결과가 피붙이에게 직접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아마도 우리는 대략 돌다리 두드리고, 꺼진 다시 보는데 우리 생의 정도는 소비하게 것일지 모른다.

허나 우리는 부모인 동시에 자식이다.
그저 자나깨나 아이가 어디라도 아플새라. 넘어져 다칠새라, 학교가서 친구들하고 사이좋게 지내야 할텐데, 그렇게 중요한 거는 아닌건 알지만 그렇다고 '너무' 공부를 못해서도 안될텐데, 대학은 가주려나, 학점은 나오려나, 미국 경기가 좋아져야 시장도 좋으리라... 하며 아이 걱정으로 시간을 보내도, 생각해보면 사돈 남말한다 싶어 우습다
여기 대학에서 최근에 평가가 좋던 교수가 하나 밀려나서 사람을 뽑는데, 이제는 지빠가 인터뷰를 하고 그 사람들 중에서 하나를 뽑아 하는 입장이 되서도, 지원하는 사람들 입장도 다 남의 같지가 않다 보니 하나만 남겨놓고 수십명을 떨구는 것도 마음이 아픈 것이, 돌이켜보면 이게 다 내 스스로가 멀리 나와서 살면서, 나이 먹어서도 나이드신 부모님들 걱정을 더러 시켜드린 죄가 있어서지 싶다. 
그래서 저절로 입이 나온다. 잘했다고 억울해서 그런게 아니라, 나는 그래도 딴에는 잘 하려고 했는데, 정말 좋은 자식이 되어드리고 싶었는데도 이렇게, 결국 후회만 남는 구나 싶어서. 결국 부모님이 원하시는 것은 내가 행복하게 사는 것 뿐인 줄 알아도 그래도, 천지 분간 못하는 걸음마할때라도 엄마 아빠만 보면 사과 하나는 족히 들어갈 함박입을 벌리고 뛰뚱뛰뚱 달려가 반길 줄이나 알았는지 심히 궁금해진다.

그뿐이 아니다. 부모고 자식이고를 넘어우리는 심장이 뛰고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되고 뼈마디가 제대로 작동을 해야하는 동물' 에 지나지 않는 탓이다오늘 저녁 몸을 뉘일 네 벽과 비를 가릴 지붕이 필요하고, 연명을 할만큼의 먹거리가 필요하고. 매일매일 수많은 경쟁상대를 제치고 살아 남아야 한다. 
아이가 대충 자라 걸음마 하다 넘어질 나이는 지나 혼자 지 앞가림은 하고 살 수 있 되었다지만, 그만큼 내가 보호해주고 싶어도 아이는 점점 험한 세상속으로 혼자 나아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이제 내 시들어져 이런저런 스스로의 건강 걱정을 해야하고, 부모님은 부모님대로 연로해가시고, 나는 이렇게 멀리사니 늦기 전에 자주 보면서 살아야 하는데 싶어서 마음은 조급하다.

운동 나간 길에 시리게 파란 하늘을 보니, 가을볕 드는 현관가에 앉으셔서 지는 낙엽을 보니 어쩐지 마음이 슬프다고 말씀하시던, 벌써 몇해 돌아가신 팔순 즈음 시할매 생각에 문득 눈물이 나는 것은, 내가 중년의 늙수그레한 여자라는 것과도 분명 관계가 있겠지.
근 15년을 담쌓고 살던 한국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지 불과 반년 여. 그동안 한국사람은 뭘 입고 어떻게 늙어가는 지도 모르고 대충 살았는데, 한국드라마에 나오는 우리 또래의 여배우를 보면서, 언감생심 연예인을 따라가려는 것도 아닌 주제에, 그녀의 반듯한 이마와 아직은 단정한 턱매무새를 보다가 문득 눈이 머무른 스크린에 비친 얼굴이 꼴도 보기 싫어지는 것도 나만은 아니겠지. 원래 내가 한 인물 하던것도 아니었으니 새삼스레 늙어 보기 싫은 사실 자체보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이제는 이 육신이 예전같지 않다는 세월의 흐름을 자꾸 상기 시켜주기 때문에 그런 것이리라. 워낙 외모에 신경 쓴적도 없이 화장도 안 하고 다니고, 좀 꾸며라 소리 내내 언니 동생한테 들으며 살았으되, 이제는 그나마 젊음이라는 에센스마저 잃어버린 것이 아쉬워서이리라. 
요즘 같아선 서양인들 사이에서 그저 한마리의 멍키로 살던 것이(영화 러쉬아워에서 크리서 터커가 재키찬에게 말하듯 이들 눈에는 동양인들은 대충 다 똑같이 생겼다.) 차라리 나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괜히 잘 살다가 얼결에 허문 담, 이거 도로 다 쌓을까 싶다. Globalization sucks! 

해서 결국에는 또 이 육신 넋두리인가보다, 오늘도. 
죽으면 썪어질 몸이라고 아끼지 않고 틀림없이 홍길동 축지법 누리듯 방방곡곡 펄펄 뛰며 잘 살았는데도, 천만에 만만에 하나 열차사고가 나도 혼자서 철근을 휘고 살아나와 한 백명 맨손으로 구해 티비 인터뷰 나갈 것 같았던 젊은 시절이 있었는데도 이제, 
알록달록 사탕집을 지어놓고 애들을 끌어들여 잡아먹으려고 손수 밥을 먹여 살을 찌우는 못된 마녀처럼, 혹은, 썪은 동아줄 타다 떨어져 붉은 수수밭 만드는 순간까지, 잡아먹은 엄마의 나드리 옷을 떨쳐 입고 오누이 집으로 찾아들어 오도독오도독 애기 손을 잘라먹는 호랑이처럼 젊은 기운을 탐내며 이렇게 서글프게 늙어간단 이야기가 하고 싶나보다. 

이 와중에, 어려서는 참기름 바른 나무에서 좍좍 미끄러져도 깨소금맛이던 호랑이가 다 측은 한 것은 또 왜일까. 
프로이드에 이어 등극했던 칼 융이 우리 정신세계의 신화적인 요소를 파헤쳤듯이, 혹 그런 옛날 이야기들은 어린이들에게 낯선 사람을 조심하라는 표면적인 이유가 아니라, 늙어가는 사람들의 처절한 몸부림에서 나온 환상이 아닐까. 그렇게 무의식의 반영인 이야기 속의 탐욕스런 인물(동물ㅋ)을 만들어 놓고도 스스로를 처벌하고 마는...
은지야 은지야 또 어디가는게냐! 돌아와라 돌아와... 

그리고, 이 넋두리가 그렇게 쉽사리 끝날 것 같지도 않다. 포기는 도대체 언제 하는건지. 참으로 더 살아봐야 (!) 할 일인가 보다.
허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