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7, 2014

안도 히로시게의 마리꼬


   


 葛飾 北斎 가쓰시쿠 호쿠사이와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판화작가 安藤廣重 의 東海道五十三次 토카이도 53경중 21번째인 정경 鞠子 마리꼬란 작품이다. 실제로 있는 찻집을 그린것으로 현재 보존되어 있는 모습은 http://kimcafe.exblog.jp/13324207 에서 찾아 볼 수 있다.


53개 그림중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몇장 되지만, 그중 내가 이 그림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조금 특이하다. 화집을 넘겨가다가 이 그림을 보자마자, 정말 탁 보자마자,
'사람들이 저승길에 망각의 강을 건너가기전에, 배를 기다리면서 마지막으로 들러가는 주막집'
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자, 어디선가 강물이 강둑에 부딛는 찰박거리는 소리도 들리고, 비릿한 물때 냄새도 나는 것 같았고, 언젠가 저 아기 업은 주모가 나무 마루를 탁탁 치며 어여 들어와 앉으라고 따뜻한 미소를 지어준 적이 있는 것도 같았다.

실제는 찻집이기도 하고, 정확히 왜 그런 다소(!) 황당한 생각이 났는지, 어려서 무서운 것을 싫어해서 즐기지도 않던 전설의 고향에서 그런 장면을 혹 본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생각을 했을때의 기분은 그닥 나쁘지 않은 것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해두고 싶다(무슨 목적에서였든).

 
이 부악 36경중 '가나가와 앞바다의 큰파도'라는 제목의 그림에서 보듯이, 호쿠사이의 그림은 더 선이 굵고 색감이 시원시원한 편인데 반해, 히로시게의 그림은 그림마다 숨은 이야기가 한 권씩이라서 나에게는 더 정이가는 편이다.

마리꼬도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약간 기울어진 조그만 평상과, 찻집 안에 말리고 있는 생선이며, 오른쪽에 있는 노랑 고양이등이 아기자기 하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만약에 저승길이라는 것이 있다면(나의 뇌는 없을 확률이 크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리고 그래도 그쪽도 역시 마찬가지로 문제는 없지만), 마지막으로 들러 정갈한 안주와 함께 차가운 청주 한잔을, 혹은 금방 만든 쫄깃한 떡과 함께 따뜻한 차를 한 잔 하는 것도 생을 마무리하는 순간으로는 참 좋으리란 생각이 들게 하는 곳, 그 곳의 그림이다.

여기서 53점의 그림을 모두 구경해볼수가 있는데, 나는 46번의 비오는 장면과 16번 겨울 장면이(왜일까?ㅎ) 특히 마음에 든다.
http://zh.wikipedia.org/wiki/%E6%9D%B1%E6%B5%B7%E9%81%93%E4%BA%94%E5%8D%81%E4%B8%89%E6%AC%A1_(%E6%B5%AE%E4%B8%96%E7%B9%AA)

Saturday, September 20, 2014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배우다


도시와, 많은 사람들에게서 떨어져 살았다. 제법 오래. 
그래서 처음에는 물론 나름 어려웠던 것도 있었겠지만, 적응이 되고 나니 편하고 좋은 것도 많았다. 그러는 사이에 아무래도 소위 '처세술' 에서 배우지 못한 것도 있지만, 나름 정신 없이 바쁘게 사는 사람들보다 생각할 여유도 많아서, 마음 잠잠히 나의 equilibrium을 찾고, 나 자신의 역사와 화해할 시간도 있어서 여러가지로 도움이 된 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런데, 작년말부터 이런저런 계기로, 그간 다소 담을 쌓고 살던 도시를 돌아다보고, 그 안의 사람들을 들여다보는 기회가 있었고, 원래도 모르는 것도 있었겠지만, 새로이 내가 모르는 것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한번 만나고 절대로 다시는 만나지 않는 직선들처럼, 내가 떠나온 후로 나도 변한 만큼 그들도 바뀌어갔을 것이고, 
나란히 가지만 한번도 만나지 않는 평행선처럼, 같은 방향으로도 흘러간 절대 시간만큼의 각자의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해서, 올해로 이제 내 삶의 1/3을 넘어서는 시간동안 익숙해진 사고방식으로 도시의 삶을 바라보니, 뭔가 내가 바쁘게 움직여가는 도시의 속도에 못 미친다는 것도 물론 많이 느꼈지만, 전반적으로는 너무 바쁘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도시에서도 그렇게 각박하지 않게, 조금은 '달리' 더 나은 사는 방법이 있을 것 같아서 막연한 쌍방간의 괴리감도 자주 느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다보니, 예전에 미국에 처음 도착해서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면서 신기하고 흥미로울 수 있었던만큼도 여유를 가지기 힘들고, 도시 한가운데서 그저 생경하고 뜨악하기 쉬웠던 것같다. 마치 고향집에 도착했는데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 사람 행세를 하고 있는것 같은 느낌... 
로빈 윌리암스가 생전에, '나는 최악의 순간이 외롭게 남겨지는 것인줄 알았으나, 사실은 나를 몰라주는 사람들 사이에 혼자 남는것이 최악의 것이었다' 고 말했듯이, 내가 떠나온 이유는 외롭기 싫어서인 것이 맞지만, 그렇게 쌓아온 나의 삶이 나에게 차츰 어울리고 만족스러운 것이 되어갈수록, 꼭 같은 각도로 내가 떠나온 도시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도 더 떨어진 것 같았다. 조촐하나마 평생을 남들과 다르게 살려고 노력을 했더니 결과적으로 이제는 아무데도 속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으니 말이다.

도시에서의 39일이 지나고 나자 한 두어달은 칩거를 해야할것 같았다. 그래야, 바쁘고 정신없고 공기반 공해반의 도시를 씻어낼 수 있을것 같았다. 그러고 싶었다. 어차피 도시에서 뿌리내리고 살 것도 아니니, 비맞고 돌아온 듯 입은 옷가지를 다 나무껍질처럼 떨어내고 얼른 샤워실에 뛰어들고 싶은 기분도 있었다. 소음을 뒤로하고 묵직한 문을 등 뒤로 닫아버려야 할 것 같았다.

처음 몇 주는 갑작스런 소음속에서 한걸음 벗어난듯 먹먹하니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서서히 도시는 껍질처럼 벗는것이 아니라 내게서 베옷에서 흙물 녹듯이 녹아나갔고, 그리고 내게 아직도 그 흔적을, 황토물 들은 옷처럼 남겨놓았다.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란 사람은 아무리 시골에 오래 살아도, 그 사고 방식이 평생 도시사람이라 연구결과를 어디서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오래 떠나있어도 아마도 도시는 나의 일부인가보다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서, 그렇게 도시를 벗어나서, 얼룩은 완전히 안 빠지지만 깨끗하게 빨은 무명옷을 입은 마음으로 도시와 그 안의 사람들을 다시 돌아보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내 조촐한 최고의 장점이 나의 단점을 잘 아는 것이니만큼, 당연히 내가 모르는 것이 많은 줄도 알고 있었지만, 나와 그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 자체를 잊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방식이나 장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함부로 말해서 나에게 상처를 주기 쉬웠던 사람들은 적어도 내가 달리 산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

도시에 머무르는 동안 이런저런 생존법을 새로 배웠다고 하니, 허허 웃으면서 그런걸 니가 왜 배우냐고 짐짓 야단을 치던 친구가 생각이 나곤 한다. 여기 사는, 그리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나에게는 쓸모없는 것이 아니냐고. 몰라도 살수 있는 때를 뭐하러 묻히느냐며 웃는 그는, 나를 조금 당황스럽고,  뭔가 부끄러운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각자에게 소용없는 것을 알려고 드는 것 자체가 더 순진하다는 것처럼...
그래서 도리어, 누가 옳고 틀리고를 넘어서, 나는 이렇게 살고, 다른 사람들은 또 그렇게 살아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새로 깨달은 기분이다. 
물론 '전혀' 모른것은 아니지만, 언제나처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를 나는 또 그렇게 자주 잊고 사는것 같다. 

나는 여기에. 너는 거기에.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이런 당연한 것을 몰랐다는 느낌에서 조금은 당황하면서, 그러나 그대로 한걸음 물러서면서
또 다시 조금은 더 너그러운 사람이 되고 싶은 46세 생일이다. 




*순수와 순진의 차이는 흔히 알고들 있겠지만, naive라는 단어를 처음 미국에 와서 배우면서 '순진'의 그 네가티브한 의미를 더 잘 깨달았던거 같다. 흔히 '순진하긴...'라고 말할때는 조금 비웃는 느낌이 들어있을런지 몰라도, 순진 자체에 나쁜 뜻이 들어있다기보다는, 순진이 조금 심하면 무식이 되는 식으로, '정도' 면의 차이인 것이라서, 순진이 대상에 따라 아직 절대적으로는 문제가 없거나 적은 상태의 단어라면, naive란 말에는 그 자체에 네가티브의 뜻이 이미 묻어있다.
어떤말이든 문맥상 얼마든지 다른 뜻이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context에서 굳이 번역을 하자면 '물정모르는'는 이란 뜻으로, naive라는 단어는 '뭘 모르는'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2014 생일 맞이 책 결산

신부님이 최근에 미사중에, 우리에게 하느님이 소원을 하나 들어주신다면 무엇을 말하겠느냐고 물어오셨다. (참고로 이것은 종교적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사건의 배경이 아주 우연히 성당일뿐이다.) 사람들은 흔히 그렇듯이 처음에는 주저 주저 했지만 곧 자신을 가지고 이런저런 자신들의 조촐하지만 떳떳한 소망들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고, 안타깝게도, 늘 현실은 그렇듯이 이 질문에는 정답이 있었지만(솔로몬이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가 아니라 '지혜'를 구했다는 성경이야기가 배경이고, 물론 또한 그 정답에도 언제나 허는 있다는 것을 차치하고...),
오늘의 이야기는, 그 중의 타주에서 온 관광객 노부부중의 할머니가 한 말이,
"more time"
이었다는 점이다. 신부님은 그것을 매일매일의 주어진 시간으로 들었고, 24 hours' not enough? 하고 웃었지만, 물론 그녀가 바란 것은 내가 이해하기로는 물론 more life를 뜻한 것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후회도 많고, 그만큼 안타까운것이 많고,
나도 그때(wherever that is)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로 나름 열심히 살아왔지만,
그래도 그때로 돌아간다면 뭔가 더 잘할 수 있었지 않을까 하는 피할 수 없는 회한을 더러 품고 살아가다보니,
아무리 최선을 다하면서 치열하게 살았다고 해도, 늘 끝에 다가갈수록 조금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는 느낌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는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처음 남은 책이 1000권도 안된다는 것을 알기 전, 그전에 그 사실을 멈추고 생각했더라면 나의 시간들은 어떻게 채워졌을까. 책을 더 열심히 읽었을까, 읽는 책들이 달라졌을까.
마찬가지로,
삶의 훗날들에 알게되는 사람들을 미리 알았으면 지금의 나는 많이 다른 사람이 되었을까? 나는 다른 삶을 살았을까.

자, 이제 나도 찬란한 46세!(나이를 먹을때마다 점점 '요절'이라는 컨셉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에 기뻐서 저절로 으핫핫핫 웃음이 나온다)
처음 계산과 달리, 이년전 울딸 입시와 작년 나의 발병으로 삼년간 다소 부진했던 기록을 극복하고, 남았던 772권에서 올해 한국가기전 선방해서 총 40권을 읽은바 732권 남았다.
자, 자 여러말 말고, 부지런히 부지런히.
세상은 넓고 좋은 책은 많고, 그러나 나의 시간은 유한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내년에는 남은챗 600권대를 진입하기 바래본다. 그리고 또 한 해 열심히 살았다고 말 할수 있기를. 그리고 그대로 다시 남은 시간동안을 그렇게 열심히 살 수 있기를...

1. Jacob The Liar     -Jurek Becker

2. On the Black Hill    -Bruce Chatwin

3. This Boy"s Life     -Tobias Wolff

4. The Tale of Genji     -Murasaki Shikibu

5. A ghost at Noon    -Alberto Moravia

6. The Bluest Eyes     _Tony Morrison

7. If Only Winter's Night A Traveler    -Italo Calvini

8. Waterland  -Graham Swift

9. The Professor's House   -Willa Cather

10. Cat and Mouse   -Gunter Grass

11. Madame Bovary   -Gustave Flaubert

12. The River Between    -Lawrence Clark Powell

13. The Awakening   -Kate Chopin

14. Kiss Of The Spider Woman    -Manuel Puig

15. The Tell Tale Brain   -V.S. Ramachandran

16. A Thousan Spledid Sun   -Khaled Hosseini

17. Write to Kill   -Daniel Pennac

18. Leaving The World    -Douglas Kennedy

19. Maurice    -E.M. Forster

20. Alice Munro -Selected stories  Alfred A knopf Inc.

21.Far From The Madding Crowd     -Thomas Mann

22. Invisible Man    -Ralph Ellison

23. Gulp    -Mary Roach      n/f

24. The Remain Of The Day     -Kazuo Ishiguro

25.Incognito- the Secret life of your brain         -David Eagleman        n/f

26.Oliver Kitteridge        -Elizabeth Strout

27. The Man Who Mistook His Wife For A Hat     -Oliver Sacks      n/f

28. Posssing The Secret Of Joy      -Alice Walker

29.Snow Flower and The secret      -LIsa See

30. Amy And Isabelle      -Elizabeth Strout

31. 당신곁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최진영

32. The Big Sleep  -Raymond Chandler

33. The Jungle    -Upton Sinclair

34. So Long A Letter    -Mariana Ba

35. The Theory Of Light And Matter.  Andrew

36. Sister Carrie. - Theodore Dreiser

37. Under The Net  -Iris Murdoch

38. Hard-Boiled Wonderland and End of the World  -Haruki Murakami

39. Three Faces Of Love   - Emile Zola

40.  The Wind Through The Keyhole   -Stephen King






Friday, September 19, 2014

사회 속 인간

행복한 휴가 이틀째 ㅎ
어제는 하루종일 누르고 누르다 오늘은 결국 감사하게도 핑계가 하나 찾아져서(!) 아침에 조금 울고 났더니 좀 개운한 듯.
어제 하루종일 걸려 모아놓은 애청 오페라 열두곡에, prelude 연주곡 두개 무한 반복하며
볕 좋은 내 책상에 앉아, 좋아서 줄 그으려고 오랫만에 소유한 책에 연필로 살살 줄 그으며 새삼 고개 끄덕이는 맛도 좋고,
다시 진한 커피 한잔 놓고, 파스텔 열손가락 묻혀가며 작업하는 재미도 좋다.

냉장고가 새 김치로 꽉 차서 묵은 김치를 처리하느라고 부대찌게를 한 솥 끓여놓은 판인데, 엊저녁 아는 사람이 낚시를 다녀와 또 Halibut(광어과의 생선)를 아이스박스 가득 세 보따리나 주었으니 대략 난감.
엊그제 날치알 덮밥을 해먹었으니 회덮밥은 조금 쉬었다 해먹어야 하고,
계속 먹고 싶었던 버섯꼬치도 버섯, 맛살 있는 김에 만들어야 하고,
귀한 깻잎을 안 상하고 먹어치우려면 깻잎전도 하고, 닭갈비도 해야 하고,
콩나물 있는 김에 비빔밥도 해야하는데
싶어 마음이 급하지만, 그러나, Hey, 아무도 해주는 이 없이 내가 다 해야한다고 하지만, 생일 근처에 먹을 것이 많다고 해서 누가 불평을 하겠는가.

하여, 기분도 좋은 김에 오래 전 읽은 스티븐 킹의 소설 The Stand에 나오는 캐릭터 사회학자 Bateman이 말한 인간의 속성을 조금 번역해보도록 할까 한다.(광어 can wait ㅎ)

"...
Shall I tell you what Sociology teaches us about the human race? I'll give it to you in a nutshell.
Show me a man, or a woman alone and I'll show you a saint.
Give me Two and they'll fall in love.
Give me three and they'll invent that charming thing we call 'society'.
Give me four and they'll build a pyramid.
Give me five and they'll make one an outcast.
Give me six and they'll re-invent prejudice.
Give me seven and in seven years they'll re-invent warfare.
Man may have been made in the image of God, but human society was  made in the image of His opposite number and is always trying to get back home."

"...
사회학이 인류에 대해 뭐라고 가르치는지 말해줄까? 내, 간략하게 말해주지.
애초에 남자나 여자나 한명만 있다고 하자. 그러면 그게 바로 성자 성녀지.
두명이 되면 그들은 사랑에 빠질것이고
셋이되면 이 깜찍한 '사회'라는 것을 구성하게 되지.
넷이되면 피라미드를 세울것이고(모여서 인간이 흔히 추구하는 덧없는 업적을 이루려 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됨)
다섯이되는 순간, 그중 하나를 내치게 될 것이고
여섯만 되면 편견을 또 다시 만들어낼것이고
일곱이 되면 칠년안에 전쟁을 새로이 일으키고 말거야.
인간이 신의 이미지를 닮게 창조되었는지는 몰라도, 인간의 사회는 악마의 이미지를 닮게 만들어졌고 항상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오려고 안간힘을 쓰게 마련이지."

*In a nutshell 이라는 말은 '간략하게' 라는 말로 글자그대로 견과류껍데기에 담을 만큼 간단하게, 로 해석되는 유용한 표현이다. 괜히 쓰기 어색하면 그냥  in short라고 말해도 되고, sums up(요약하자면)등을 쓸수 있다. 세가지 다, 언제든 '한마디로 말해서'라고 말하고 싶을때 말 시작전에 그냥 하고 시작하면 된다.

Thursday, September 18, 2014

이른 가을

내가 나에게 준 특별한 휴가 삼일 첫날
오페라곡들을 행복하게 추리면서
오리지날 반, 디카프 반으로 아주 진하게 커피를 만들어 크림도 듬뿍넣어 즐긴다.

이틀째 꿈에서 엄청나게 서럽게, 엎드려 운다.
깨고나면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
이유도 생각나지 않고,실제  이유도 없는데, 그 울음이
아침이 되고, 시간이 흐르고 나도, 목구멍 깊이 느껴져서,
자꾸만 꿈속의 그 나를 끌어안고 덩달아 같이 울고 싶어져
운동하면서 연신 숨을 고르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문득 문득 고개를 기웃하고 창밖을 바라보게 한다.

...

내가 보는 유일한 드라마 Nurse Jackie 에 나오는 조이라는 캐릭터가, 의사인 남친이 청혼을 하는 줄 알았던 날, 사실은 이라크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 얘기를 하기 위해 다 보지 못하고 나온 오페라 끝을, 위로해주는 주인공 재키와 스맛폰으로 같이 보기 시작하면서, 조이가 한숨섞어,
'현실은 오페라에 비하면 너무 조촐해요' 라고 말한다...

그런거 같다. 그래서 더 서글픈것 같다.
오페라는 그 안에서 꿈 같은 아름다운 일이 일어날 수 있는 만큼이나, 훨씬 더 처절한 일이 일어나는 것도 잊고, 우리는 자꾸만 뭔가 우리가 만들어낸 환상 속에서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조촐한 현실이 가끔 따뜻한 가을날, 너무 일찍 꺼내입은 겨울 코트처럼 무겁다. 

그래서 며칠동안 정리한 오페라곡들은 나중에 틀기로 하고, 또 가을 노래 하나로...
Johnny Mathis의 Early Autumn


Sunday, September 7, 2014

맞춤법 공부

얼마전부터 맞춤법을 점점 더 잃어/잊어버리는 것 같아서 국립국어원 트윗을 팔로우 하고 있는데, 배우다 보면 내가 한국어 모국어로 쓰고 사는 사람 맞는지 모르겠다. 정말 영어는 고사하고 한국어나 잘하자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떤 것은 자꾸 보면 더 모르겠기도하고, 띄어쓰기 같은 것은 원래 알았는지 몰랐는지 모르겠기도 하고, 어떤 것은 정말이지 그럴리가! 싶다.

예를 몇가지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아무래도 다 못배우고 죽을 것 같다.

...

'반죽이 좋다'를 쓰는 것이 바릅니다. '반죽이 좋다'는 '노여움이나 부끄러움을 타지 아니하다'를 뜻하는 관용구입니다. '변죽'은 '그릇이나 세간, 과녁 등의 가장자리', '제재목 가운데 나무껍질이 붙어 있는 널빤지'를 뜻합니다.

'그러네, 그러네요'가 바른 표기이며 '*그렇네, *그렇네요'는 틀린 표기입니다. '동사 '그리하다'의 준말 '그러다'는 '그러네, 그러네요'로 활용합니다(그 일을 다 잊으래도 자꾸 그러네). 형용사 '그렇다'는 '그렇지, 그렇소'처럼 활용되나, '좋다'를 제외하고 어간이 'ㅎ'으로 끝나는 용언은 'ㄴ, ㅁ'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결합할 때 'ㅎ'이 줄어들므로 '그러네, 그러니'처럼 활용됩니다(요즘 형편이 그러네).

‘-든가’는 선택의 상황에서 쓰는 말이고(가든가 말든가), ‘-던가’는 과거의 사실에 대해 의문을 나타내는 말입니다(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할세라'가 바른 표기이며, 한 단어이므로 붙여 씁니다.

'집 v 밖에 v 나가지 v 마라'가 한글 맞춤법에 따른 띄어쓰기입니다. 이때 '밖'은 '바깥'을 의미하는 의존 명사이므로 앞말과 띄어 씁니다(창 v 밖에 v 눈이 v 내린다). (계속)

'개발’은 ‘지식이나 재능 등을 발달하게 하는 것 또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을(능력 개발, 제품 개발), ‘계발’은 ‘슬기나 재능, 사상 등을 일깨워 주는 것’을 뜻합니다(상상력 계발, 소질 계발).

'내 거 하자'라고 표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홀로 명절 디제이, 노래 세곡


Andre Rieu & Carlos Buono의 tango session by Astor Piazzolla 

ADIOS NONINO 와 LIBERTANGO 두곡이 들어있는 비디오. 

첫번째, 아디오스 노니노는 '안녕, 아버지'란 뜻으로 탱고의 거장 피아솔라가 아버지를 그리며 쓴곡이라고 한다. 말할 필요없이 곡도 물론 좋지만, 연주회 분위기와 무엇보다 거장들의 표정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열정을 잘 보여준다. 듣고 있으면 관객들과 같이 코가 시큰해진다.

뒤에 리베르탱고는 Libertad" and "Tango 를 합한 말로 정통 탱고에서 벗어난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조합어라고 한다. 개콘에서 쓰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좋아하던 꼭지지만)괜히 우스꽝스러운 분위기가 되어버렸지만, 한번 진지하게 들어보면 그 아름다움을 알게 될 것이다.

추천하는 듣는법은, 아주 좋은 스피커가 아니면 이어폰 꽂고, 먼저 비디오를 집중해서 한번 감상한다음, 그다음에는 눈감고 한번 더.



Vladimir Vysotsky - Koni Priviredlivyje ( Высоцкий - Кони привередливые )

비소스키의 fastidious horses(까다로운 말들??)이라는 곡이다. 
러일번역 가사는 http://www.kulichki.com/vv/eng/songs/altshuller.htm 에 있지만, 번역도 아쉬운 판에 번역을 또 재번역하다보면 무엇을 허공으로 잃을지 몰라 그냥 두기로...
미하일 바르시니코프가 주연한 영화 백야에서 그가 예술의 자유를 위해 조국을 버리고 도망갈수 밖에 없었던 고통을 버리고 떠난 옛애인 앞에서 강렬한 춤으로 표현하던 장면에 나오던 음악이다. 러시아는 소설도 그렇고 접해보면 뜻밖에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영어로 raw emotion 이라고 하겠는데 (날감정?) 을 표현하는 방식같은 것인데, 후두둑 떨구는 눈물보다 곡을 하는 듯한 것을 말한다. 

추천 듣는 방법은 컴 스피커 그대로 가벼운 소리로 틀어놓고, 옆방에 가서 다리미질이라도 하면서 들으면 좋겠다. 


9월이니까 한번 들어줘야 하는  Ella Fitzgerald 의 September Song이다. 

듣는 법은, 어느 방법으로든 좋은데, 단, 창밖을 바라보든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래만 들으면 좋겠다. 어떤 계획 같은 것보다는 좋은 기억들을 생각하는 것도 좋으리라.